질병이 아닌 구순구개열에 대한 따가운 시선 옳지 않아

입력 : 2017-07-04 오후 3:11:31
 
선천적으로 불편함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사회는 이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며 끊임없이 편견과 차별로 고통을 준다. 구순구개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은 성장기를 거치면서 수차례 수술을 받고 힘든 시기를 거친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건 따가운 시선과 사회적인 편견이다.
 
부모님의 잘못도, 아이의 잘못도 아니며 남에게 피해를 주는 전염성 질병도 아니지만 사람들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때문에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원인 모를 이유로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난 자녀의 모습에 가슴 아파한다.
 
심지어는 속칭으로 불리는 ‘언청이’, ‘토순이’를 직접 언급하며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곤 한다. 이 표현은 구순구개열을 낮춰 부르는 말로 사용하는 게 좋지 않지만 얼마 전에는 의사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이 ‘언청이’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도 있었다.
 
조길환 미소유성형외과의원 원장은 “구순구개열로 인해 비순변형 및 안면골격의 변형이 온 환자들을 이십 여 년 가까이 수술해오면서 다른 의사들보다는 좀 더 구순구개열 환자에 대한 애착이 있는 것은 맞으나, 수술을 하는 의사가 언청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고 상당히 당황스러웠다”며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을 차가운 시선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순구개열 수술은 보통 생후 3개월~1년 사이에 1차적인 봉합수술을 진행한다. 그리고 얼굴 골격이 자라는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추가적인 치료와 수술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특히 성장기에는 꼭 필요한 수술만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성인이 되어 수술을 할 때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길환 원장은 “구순구개열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사회에서 받은 차가운 시선 때문에 제 눈을 제대로 못 마주치는 경우가 많지만 수술 후, 당당하고 자신감 있어 하는 모습을 보면 그 동안 환자가 느꼈을 심적인 아픔을 헤아릴 수 있게 된다”며 “구순구개열 수술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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