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한방치료 효과 있는 뇌전증과 없는 뇌전증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8-01-12 오전 9:48:21
최근 간질의 한방치료를 표방한 한방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필자가 지난 2010년 <간질의 분류법에 대한 동서의학적 문헌 고찰>을 발표하며 한방으로 간질치료가 가능함을 처음 주장할 때 한방뇌전증 치료기관은 한두 개 수준이었다. 그 후 한방 <간질이라 불린 뇌전증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통해 한양방 통합의학으로 뇌전증 치료를 주장할 때까지도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한방 의료기관이 간질 치료를 표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분한 임상과정이나 연구 없이 뛰어든 미숙한 의료기관이 늘어나며 허위과장 광고와 소비자가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한방치료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도 정직하게 공개하고 공유해야 할 시점이다.
 
한방 간질치료를 개척해 온 필자는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것 역시 필자의 의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방치료의 장점뿐 아니라 한계까지 칼럼을 통해 알려갈 예정이다.
 
한방치료는 무수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경련의 강제억제력이 매우 약하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대사장애성 간질에는 매우 효과를 보일 수 있는 반면 기질적인 손상이 있는 뇌전증에는 반응이 떨어진다. 대표적인 영역이 성인의 부분간질이다.
 
성인의 부분간질은 대체로 대뇌피질에 기질적인 손상이 동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양방적으로나 한방적으로나 난치성간질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완치는 둘째 치고 경련만이라도 억제하여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성공적이다. 그러므로 경련의 강제억제가 매우 주효한 간질이기에 양방치료가 유효한 반면 한방 치료는 효과를 내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런 성인 부분간질 뇌전증 환자를 놓고 완치시키겠다고 현혹하는 의료기관이 있다면 이는 허위광고에 불과하다. 필자는 이런 피질상에 부분간질파가 명확환 성인 간질환자는 양방 항경련제 치료를 먼저 받으라고 되돌려 보낸다. 항경련제로도 진정이 안되는 경우에만 한방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간질을 구별하려면 뇌파 판독이 가능해야 하는데 한의사들 대부분은 뇌파 판독을 무시하는 진료를 하다보니 부분간질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한방치료를 희망하는 경우라도 성인 부분 간질이라면 되도록 한방치료기관을 이용하기 보다는 양방치료를 우선하는 것이 좋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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