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키운 한미약품, 의약품 특허소송 1위

R&D 경쟁력 지표…아주·안국·종근당·동화 상위권

입력 : 2018-01-25 오후 6:26:54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국내 600여개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의약품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제약 조기출시, 개량신약 개발 전략을 활발히 진행했다는 의미다.
 
25일 의약품 특허조사기관인 코아제타의 GLAS데이터에 따르면 국내에 의약품 특허목록집이 생긴 지난 2010년부터 이달 11일까지 총 3409건의 국내 의약품 특허소송이 청구됐다. 한미약품은 149건을 청구해 특허소송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아주약품이 130건으로 두 번째로 많은 소송을 제기했고, 안국약품(001540)(128건), 종근당(185750)(108건), 동화약품(000020)(103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구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로 꼽힌다. 고혈압 복합제 '아모잘탄' 등 개량신약 연구과 남들보다 빠른 복제약 출시 전략으로 승승장구했다. 개량신약으로 벌어들인 돈은 고스란히 혁신신약 R&D에 재투자하고 있다. 지난 2015년까지 매년 매출액의 20%에 가까운 기술개발 투자를 집행하며 가장 높은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을 보인다. 2016년 1626억원(매출액의 18.4%)을 투자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의약품 강자인 종근당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만성질환치료제 부문 강력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제품 확보를 위해 특허소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주약품과 안국약품, 동화약품은 중소사로 연구력과 자본력이 상위사보다 밀리지만 특허 인프라를 강화해 단기 먹거리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의약품 특허소송은 기존 오리지널 신약 특허를 무효화해 복제약을 조기출시하고 개량신약 개발을 위한 것이다. 제약업계에선 R&D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로 여기기도 한다. 의약품 특허소송을 제기하려면 특허분석뿐만 아니라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연구력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복제약 의존도가 큰 국내 제약업계에선 특허소송은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필수 전략으로 꼽힌다. 특허도전에 나서지 않는 제약사는 후발의약품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동일한 의약품이 쏟아지는 복제약 특성상 시장 선진입은 제품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요소인 셈이다.
 
제약업계가 특허소송을 활발히 제기하면 환자들에게도 다양한 치료제를 제공받을 수 있어 이점이 있다. 특허는 출원일로부터 최장 20년 동안 보장받는다. 국내사들이 특허를 깨고 복제약 시판 시기를 앞당겨 환자 약물 선택권이 다양해진다. 약가로 절반 정도로 인하돼 본인부담금도 감소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업계 대표 성공사례로 자리잡은 한미약품의 지난 2015년 대규모 기술수출 역시 지속적인 기술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아직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업계 분위기가 기술투자의 중요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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