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커지는 국산 신경관련 치료제

올해 바이오USA서 높은 잠재력 평가…개발 성과 가시권 국내사 기대감 ↑

입력 : 2018-06-12 오후 3:59:48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올해 바이오USA를 통해 새삼 주목받은 신경과학 분야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이 관련 투자를 간접 방식에 무게를 싣고있는 만큼 개발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온 국내사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7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 '바이오USA 2018'에 참석한 주요 기업 및 관계자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분야는 항암제와 신경과학 분야 치료제였다.
 
이 가운데 신경과학 분야는 지난 4월 미국암학회(AACR)과 지난달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이어 바이오USA까지 굵직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행사에 줄곧 중심축으로 역할을 해온 항암제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잠재력이 평가됐다.
 
신경과학 분야 치료제는 항암제에 비해 파이프라인이 적고 성공 확률도 낮은 분야로 꼽힌다. 지난 2013~2017년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소요된 기간 역시 항암제의 약 2배에 달해 개발이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해당 분야 대표 치료제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를 완전히 정복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어 개발 수요가 여전한 데다, 다양한 질병들이 존재하는 만큼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은 지난 2013년에서 2017년 항암제 부문 펀딩 금액을 14% 늘린 데 반해, 신경과학 분야는 26%나 증가시켰다. 정부 투자 금액이 지속적으로 늘고있다는 점 역시 해당 시장의 전망을 밝히는 요소다.
 
신경과학 분야 치료제의 잠재력에 대한 높은 평가는 관련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술수출입이 활발히 일어나는 분야인 만큼 글로벌 신약으로의 도약 첫 관문인 기술수출에 다가가기 수월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DA 승인을 받은 약물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기술수입이나 인수합병으로 얻은 것들"이라며 "글로벌 상위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항암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기술도입을 한 분야가 신경과학 분야"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기업 가운데 신경과학 분야 치료제 개발에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곳은 바이로메드와 인스코비, 지엘팜텍 등이 있다. 바이로메드는 미국 임상3상이 진행 중인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VM202)가 지난달 FDA로부터 첨단재생의약치료제(RMAT)로 지정 승인받았다. RMAT가 혁신적 치료제들의 신속한 허가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인 만큼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스코비는 관계사인 아피메즈를 통해 개발 중인 다발성경화증치료제 '아피톡스'가 지난 4일 FDA 임상 3상시험 실시 허가를 획득했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는 전세계 시장 규모가 약 17조원에 달할 만큼 전체 신경과학 분야 중에서도 큰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임상허가를 기반으로 글로벌제약사로의 기술 이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의 개량신약 신경병증성통증치료제를 개발 중인 지엘팜텍은 지난 5일 임상 3상시험의 일차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 다음달 예정된 최종보고서를 통해 완전히 통과되면 3분기 내 국내 시판허가를 신청하고 해외 판권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 및 생산능력 확충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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