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ABA 치료법과 DIR-FLOORTIME의 차이점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8-07-24 오전 9:44:02
최근 미국에서는 ABA 치료법과 DIR-FLOORTIME 치료법의 결합을 주장하는 흐름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가지 치료법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이것들이 도저히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BA 치료법과 DIR-FLOORTIME 치료법을 결합하려는 시도는 좋은 것을 적당히 연결하면 더 좋은 것이 만들어질 것이란 막연한 환상이 구축한 헛된 노력이 아닌가 싶다.
두 가지 치료법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차이가 있다. ABA 치료법은 자폐증을 기능장애로 이해한다. 즉 아동이 사회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능수행장애라는 인식 저변에는 자폐증이 지적장애와 강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추정이 깔려 있다. 즉 자력으로 기능습득을 못하는 장애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능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반면 DIR-FLOORTIME의 경우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감정-정서의 교류장애로 이해한다. 자폐증이 지적장애나 기능습득력의 한계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감정-정서 교류 능력의 장애로 발생한다고 본다. 즉 타인의 감정과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며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여 사회성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에서도 기능습득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감정-정서의 교류 능력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된다.
 
교육과정의 목적과 목표도 큰 차이를 나타낸다. ABA의 경우는 실생활에 필요한 기술 목록을 체계화하고 이를 하나씩 습득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ABA 그룹마다 차이가 있지만 3000~4000개로 세분화시킨 생활기술 목록을 습득시키는 것을 치료 목표로 한다. 반면 DIR-FLOORTIME의 경우는 연령별로 아동들의 사회성 발달단계를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각 아동의 발달단계에 맞게 감정-정서를 교류하는 능력을 유도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한다.
 
ABA 치료법과 DIR-FLOORTIME 치료법의 결정적 차이는 주 치료자다. ABA의 경우 주 치료자는 ABA 교육을 이수한 전문 치료자가 맡는다. 반면 DIR-FLOORTIME의 경우는 부모가 주 치료자의 역할을 하도록 교육을 받고 가정 내 치료를 실행한다. 자폐 아동들과 감정-정서적 교감능력이 가장 높은 사람은 그 부모들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주 치료사로서 치료에 투입될 때 아동의 사회성발달도 가장 용이한 형태를 띠게 된다.
 
이런 차이로 인해 ABA 치료법은 감정-정서의 변화나 발달이 부족한 채로 기능적인 향상을 보이게 된다. 반면 DIR-FLOORTIME의 경우 감정-정서의 변화에 기초하여 사회성 개선이 이루어지며 기능습득은 후에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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