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서명부터 융합보안까지…SKT, '탈통신' 가속화

패스 2.0 12월 오픈…금융·공공기관 전자서명 시장 공략
연내 AI 오픈 플랫폼 공개…"AI 생태계 구축"

입력 : 2018-10-09 오후 2:49:28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SK텔레콤이 전자서명과 정보·물리 보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통신을 벗어난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주요 비통신 분야 사업은 ▲인증·전자서명 ▲보안 ▲인공지능(AI) ▲미디어 등이다. 
 
SK텔레콤은 전자서명이 가능한 패스(PASS) 2.0을 오는 12월13일 오픈한다는 목표로 개발 작업에 한창이다. 패스는 이동통신 3사의 인증 서비스를 통합한 브랜드다. 1.0 버전에서 본인확인이 가능했고 2.0 버전에는 전자서명이 추가된다.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브랜드만 패스로 통합하고 인증 및 전자서명은 각 사의 기존 서비스를 통해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자사 인증 서비스 'T인증'의 본인확인 서비스를 이용 중인 기업들에게 전자서명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T인증은 약 1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했다.
 
SK텔레콤은 패스 2.0을 내세워 다양한 분야의 전자서명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전자서명 기능은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과 공공기관에서 주로 사용한다. SK텔레콤은 전자서명 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기존 공인인증기관들과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가령, 뛰어난 전자서명 기술을 갖췄지만 이를 제공할 고객층을 갖추지 못한 공인인증기관에게 패스를 배포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전자서명은 기존 공인인증기관들이 발급한 공인인증서로만 가능했다. 하지만 사설인증서도 본인확인과 전자서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인증 서비스를 갖춘 이동통신사들도 전자서명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을 결합한 융합보안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물리보안 기업 ADT캡스를 인수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가입자 57만명을 보유한 ADT캡스는 에스원에 이은 국내 물리보안 시장 2위 기업이다. SK텔레콤은 ADT캡스를 기존 물리보안 자회사 NSOK와 합병할 방침이다. 또 SK텔레콤은 SK주식회사의 자회사인 정보보안 기업 SK인포섹의 인수도 검토 중이다. 출동보안 시스템에 정보보안 역량과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역량을 더해 종합융합보안 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SK인포섹은 국내 정보보안 기업 중 유일하게 연 매출 2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또 SK텔레콤은 AI 분야에서 자사 플랫폼 '누구'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중으로 누구를 활용해 개인이나 기업이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뛰어난 서비스나 아이디어를 갖췄지만 AI 플랫폼이 없는 기업이나 개인 개발자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함께 AI 시장을 키워나가기 위해 오픈 플랫폼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누구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IP)TV에도 도입됐다. SK브로드밴드는 AI 스피커 누구와 자사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옥수수'를 결합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이 비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가운데, 기존 주력사업인 무선사업의 매출은 감소세다.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 무선 사업 매출은 약 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7000억원)보다 2000억원 줄었다. SK텔레콤의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도 올해 2분기 3만2290원으로, 전년 동기(3만4934원)보다 2644원 감소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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