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 “아시아 최초 사회성과보상사업, 시행착오 줄여야”

아동복지시설 아동 교육서비스 제공, 사업모델 개발 등 개선 필요

입력 : 2018-12-04 오후 3:51:29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민간이 공공사업을 수행하면 성과를 보상하는 사회성과보상사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4일 서울연구원의 ‘평가방법 개선·정교한 사업모델 개발 포함, 서울시 사회성과보상사업 활성화방안 도출’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공공복지사업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공공재정이 한정돼 있어 사회성과 보상사업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사회성과보상사업(SIB, Social Impact Bond)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사회서비스 제공 방식이다. 민간이 선투자로 취약계층의 복지·교육 등의 공공사업을 수행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공공이 투자자에게 성과를 보상해준다. 기존 민간과의 사업수행방식은 공공 부문이 성과와 상관없이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했고, 이런 부담 때문에 사회문제를 방치해 향후 더 많은 예산과 행정비용이 드는 악순환이 발생해왔다.
 
사회성과방식은 일종의 ‘성과 기반 계약’으로 성공적 성과를 거둘 때만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행정비용 낭비를 최소화한다. 투자자로 나서는 기관들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동시에 사업 성공 시에는 원금은 물론 성과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2014년 ‘사회성과보상사업 운영조례’를 제정하고 아시아 최초로 2016년 7월 1호 사회성과보상사업을 시작했다. 3년 동안 아동복지시설 내 경계선 지능 및 경증 지적장애 아동을 위한 맞춤형 교육서비스 제공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아동복지시설 내 아동은 불안정한 환경요인 때문에 정서 문제, 학습능력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동복지시설 내 경계선지능 아동 비율이 높은데, 이들 아동은 복지시설 퇴소 후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는 비율이 일반 아동보다 15배 정도 높다.
 
1호 사업은 이와 같은 사회통계에 착안해 민간 투자로 아동복지시설 내 보호 아동 중 학습부진과 정서불안을 겪고 있는 경계선급 지능 및 경증 지적장애 아동에게 학습능력과 사회성, 자립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적 개입으로 대상 아동이 퇴소 후 정상적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1호 사업의 주요 목표다. 경계선지능 아동은 적절한 교육적 개입이 없을 경우 지적장애 수준으로 지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아동이 겪는 어려움은 더욱 심각하지만 장애로 분류되지 않아 이들은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아동복지시설 내 경계선 지능 및 경증지적장애 아동들이 향후 성인이 돼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거나 지적장애인이 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면 더 큰 사회적 비용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
 
웩슬러 아동지능검사(K-WISC-IV) 점수를 기준으로 경계선지능은 정상, 경증지적장애는 경계선지능 이상 수준으로 개선되었을 때, 지적능력 향상에 성공했다고 판단한다. 담당 교사가 작성하는 아동청소년 행동평가(TRF)의 사전-사후 비교 결과, 사후 점수가 낮아졌을 때 사회성 향상에 성공했다고 본다. 최종 성과측정은 내년 2019년 8월 사업 종료 후 평가기관에 의해 이뤄지며, 서울시 사회성과보상사업 심의위원회 심의 후 성과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단, 1호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사업 관련 규정·가이드라인과 사업기획·모델 설계가 미흡하며 투자자 모집 관련 현실적 제약 많아 사업실행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한계도 드러났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표준협약서·상황별 전문매뉴얼 등 사업설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평가기관이 사업설계과정에 참여하는 등 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전문연구기관을 설립해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운영체계를 지원해 사업설계와 성과지표 등을 세분화해 보완할 수 있다.
 
보고서는 “1호 사업은 첫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사례를 구축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의 성공과 후속 사업 추진을 위해 주요 이해관계자와 시민의 사회성과보상사업에 관한 이해 증진과 사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2016년 4월 서울시 제1호 사회성과보상사업 출범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사업 관계자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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