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주전쟁' 대웅제약·메디톡스, ITC 제출 자료로 재충돌

대웅 "명백히 다름 입증" vs 메디톡스 "대웅이 훔쳤다"

입력 : 2019-10-15 오전 9:06:52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격인 균주 출처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한 분석 자료가 재차 이견을 보이고 있다. 
 
15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에 따르면 지난 7월 ITC 재판부 결정으로 양사 균자를 각사가 선임한 전문가에게 제공해 진행한 감정시험 결과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웅은 자사 균주가 메디톡스 균주와 유전적으로 다르다는 내용을, 메디톡스는 대웅이 균주를 훔쳤다는 결론을 내린 가운데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ITC 제출 자료에서 또 한번 이견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웅제약은 정밀한 전체 염기서열 비교분석을 통해 양사의 균주는 유전형이 서로 다름을 명백히 입증했을 뿐 아니라, 포자를 형성하는 표현형도 명확히 구별됨을 밝혀 양사의 균주는 전혀 근원이 다른 균주임을 과학적으로 최종 입증했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메디톡스가 양사 균주 유전자에서 보이는 일부 차이는 균주의 증식과정에서 나타난 돌연변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역시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의 직접 비교분석에서 나타난 수많은 차이는 단순 계대배양 과정에서 생기는 돌연변이일 수 없고 양사의 균주가 별개의 근원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라는 주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독자 발견한 것이 이번에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돼 더 이상의 법적 분쟁은 무의미해졌다"라며 "메디톡스의 음해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임을 다시 한번 명백히 입증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소송을 마무리하고 메디톡스에게는 그 동안의 거짓말과 무고의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대웅제약
반면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균주가 메디톡스의 균주에서 유래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분석 결과를 도출한 상태다. 대웅제약의 균주가 국내 자연환경에서 분리동정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유기화학 전공자인 대웅 측 전문가가 작성한 대웅 측 반박 보고서는 대웅 측 주장을 전혀 뒷받침할 수 없는 반박을 위해 만든 자료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규제기관(캐나다 연방보건부)에는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제출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실험 조건에서 포자가 형성되었다는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선택 공개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라며 "이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이 실험한 이례적인 실험조건으로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가 형성되었다는 결과를 ITC에 제출했음에도 정작 제소과정에서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메디톡스
한편, 이번 양사 입장은 지난달 20일 ITC 재판부에 제출된 메디톡스 전문가 보고서와 이달 11일 제출된 대웅제약 전문가의 반박 보고서가 기반이 됐다. 해당 보고서는 보호명령에 의해 별도로 지정된 법률대리인 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지만, 양사 대리인들은 별도 합의를 통해 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공개하기로 한 상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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