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결론…기업은 발 동동

과기정통부·방통위, 정부 최종안 작업 중…국회 넘어가도 연내 결론 힘들어

입력 : 2019-11-26 오후 3:51:16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와 사후규제 방안에 대한 결론이 결국 해를 넘길 전망이다. 합산규제에 민감한 유료방송 관련 기업들은 규제 불확실성 탓에 확실한 새해 사업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유료방송 시장 규제 개선 방안’ 정부 최종안을 법률안 형태로 옮기는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방통위와 큰 틀의 방향성과 함께 구체적 방안까지 논의를 마쳤지만 현재 법조문 형식으로 옮기고 다듬는 과정"이라며 "마무리되는대로 국회에 빨리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부처는 이달 초 차관급 정책협의체를 마련하고 1차 회의를 개최하면서 이견을 좁혀 유료방송 시장 규제 개선 방안 정부 최종안에 합의한 바 있다. 최종안에는 △미디어다양성 연구·조사 실시 △사전동의 절차 개선 △요금 승인대상 지정시 방통위 의견 제시 △위성방송의 난시청 해소·통일 대비 방송 서비스 강화 등이 담겼다.
 
국회 과방위. 사진/뉴시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양 부처가 최종안을 법률안 형태로 제출하면 이를 검토한 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를 열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의원들이 제출받은 법안을 검토하고 의견을 모으는데 통상 한 달의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와 사후규제 최종방안에 대한 결론은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여야가 이미 내년 4월 총선 대비 모드로 진입한 가운데 총선 전에 과방위가 결론을 낼 지도 미지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관련된 기업들은 발만 구르고 있다. 특히 유료방송 시장 1위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이 민감하다. 경쟁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이 추진 중이다. KT계열은 합산규제가 재도입된다면 인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사들은 M&A를 하더라도 합산규제가 제한하는 가입자 점유율 33%에 미치지 못하지만 KT계열의 점유율은 이미 제한치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의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통계에 따르면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한 가입자 수는 1010만명으로 점유율은 31.07%이다. 여기에 KT가 인수를 검토했던 딜라이브(케이블TV 시장 3위)의 점유율 6.29%를 더하면 37.36%로 합산규제의 제한 점유율 33%를 넘어선다. KT의 인수 대상으로 검토됐던 딜라이브는 채권단이 채무 만기를 연장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합산규제 해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딜라이브뿐만 아니라 CMB(4.81%), 현대HCN(4.12%) 등도 인터넷(IP)TV들의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합산규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유료방송 시장은 KT,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등 통신 3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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