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파랑새 된 NASH 치료제

한미·유한, 대형 기술이전 주목…삼일·일동은 협업 형태 개발 진행

입력 : 2020-08-07 오전 8:54: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분야가 국내 제약사들의 반등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 치료 후보물질의 대규모 기술이전과 개발 진행 등을 통해 기존 이미지 쇄신은 물론, 가치 조명의 기회로 작용 중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한미약품(128940), 삼일제약(000520), 일동제약(249420)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NASH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과 협업 등에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개발에 매진해왔지만, 최근 한미약품의 대형 기술계약 성사로 해당 파이프라인 보유 기업들이 재조명 받는 분위기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MSD에 '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제조 및 상용화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지난 2016년 9월 제넨텍과의 표적항암신약 계약 이후 약 4년 만의 대형 계약이다. 
 
특히 해당 물질이 지난 2015년 얀센에 비만·당뇨 신약 개발을 위해 수출됐지만, 지난해 반환되면서 평가 가치가 하락됐던 만큼 반등의 기회를 얻게 됐다. 동시에 최근 줄줄이 반환된 다른 후보물질들 역시 재조명 가능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유한양행 역시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을 통해 이미지 반전에 성공한 사례다. 국내 제약업계 부동의 연 매출 1위를 수성 중이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R&D 투자 비중과 높은 상품 매출은 줄곧 유한양행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길리어드사이언스와의 NASH 치료제 후보물질 기술이전 이후 같은 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에 연달아 성공하며 연달아 1조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은 신흥 기술이전 강자의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NASH 치료제 후보물질에 집중하는 이유는 높은 시장성과 시장 선점 가능성에 있다. 음주와 상관없이 간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NASH는 아직 온전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수요는 점진적으로 늘고 있어 지난 2016년 7400억원 수준이던 시장 규모는 2026년 30조원으로의 폭발적 성장이 전망된다. 
 
때문에 양사 외 다른 기업들 역시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일제약은 이스라엘제약사 갈메드와 NASH치료제 '아람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글로벌 임상 3상 계획 승인 이후 환자를 모집하고 있는 만큼, 국내사 가운데 가장 빠른 행보다.
 
일동제약 역시 독일 에보텍과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보텍이 보유한 약물 연구 플랫폼을 활용해 일동제약의 신향 후보물질(ID11903)의 임상 진입에 필요한 제반 작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해당 협력 과제는 약 1년 정도가 소요돼 내년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료제가 존재하는 영역은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국내 제약사의 해외 경쟁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며 "때문에 같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시장 선점을 노리는 미충족수요 분야 치료제가 오히려 국내사들에겐 수월한 경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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