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교육 “원격수업 일방향 그쳐”

갑작스런 도입에 현장 균열, 쌍방향 정착 위한 제도 보완, 교사·학생 역할 동기부여 필요

입력 : 2020-10-07 오후 4:08:29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코로나19 유행 이후 원격수업이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도입되면서 사실상 ‘일방향 교육’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7일 ‘학교가 된 집 : 코로나 이후 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시민제안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은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으로 활성화되는 원격 수업에 맞춰 학교의 공간과 역할의 재구조화 등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이 시민과 함께 논의하고자 마련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지난달 교사·학생·학부모 등 15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원격수업 만족도는 불만족이 63%로 만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교사·친구와의 소통, 학습 동기부여나 피드백 부족, 원격수업 평가방식 등에 불만족이 높게 나타났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사람의 관계와 소통이 없이 배움을 제한하는 현행 원격수업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했다. 신 책임연구원은 “교육현장에 갑작스레 온라인이 들어오면서 기기와 공간을 만들어주는 하드웨어 인프라에만 집중했다”며 “학교현장에 여러가지 균열이 생기는데 당사자나 교사, 학부모 모두 뭐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율이란 걸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당국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추진하는데 한 학급에 20명이 넘어가는데 각자 한마디만 해도 진행되기 어렵고 실시간 일방향 수업에 가깝다”며 “온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현장을 촬영하는 것만이 아니라 교육 양이나 내용, 평가자침도 유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책임연구원은 학생별 학습수준 맞춤 제공, 학습공백 및 결손 완화, 학교교육과정 개편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캠퍼스 없이 원격수업을 일찍부터 도입한 미네르바스쿨에 다니는 임지엽씨는 미네르바스쿨의 원격수업 방식의 장단점을 소개하며, 학습 능력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교육 방향을 제시했다. 미네르바스쿨은 수업 전부터 철저한 사전 준비로 미리 공부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쌍방향의 깊이있는 토의를 추구하며, 수업 후에는 별도의 시험 없이 분기별 과제로 학생들이 단순지식이 아닌 지혜로 소화하고 있다.
 
임씨는 “미네르바스쿨에서는 수업자료로 유투브 링크나 논문만 달랑 주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 학습 라인을 상세히 주면서 왜 이 자료를 읽고 어떻게 써먹어야 하는지 교사가 먼저 제시한다”며 “교사들이 행정처리나 면담시간 등에 신경쓰지 않고 수업을 준비하니, 학생들도 왜 필요한지 이해해 자극적인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공부에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대표는 다양한 디지털 교육방법으로 미래교육이 가능하며, 미래에는 변화된 시대에 걸맞은 인재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학교는 지식만이 아니라 인성과 공동체를 배워야 하는데 학교 안에서도 거리두기를 하다보니 친구들과 어울리며 배우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시키는 일을 잘하는 인재보다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을 줄 아는 창의적인 인재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7일 ‘학교가 된 집 : 코로나 이후 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시민제안 워크숍을 개최했다. 사진/유투브 갈무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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