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세계 최고 바이오의약품 인력 양성 기관으로 꼽히는 아일랜드 'NIBRT'의 한국형 모델이 시동을 건다. 속도감을 더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해외 진출과 생산 능력 증대에 걸맞은 현장형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0일 '한국형 바이오공정(K-NIBRT) 착수 비전 및 글로벌 바이오공정 트렌드 공유'를 주제로 온라인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장 확대에 필요한 전문 생산 인력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제약·바이오 생산공정 교육센터 및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인천시와 연세대학교 등이 주체로 인력양성센터를 구축, 내년 9월부터 시범교육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센터는 연세대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 내 1만3224㎡ 규모로 조성되며 올해 사업 준비를 위한 계획수립기를 시작으로 시범사업기(2021~2023년), 실제 운영기(2024~2025년), 자립화를 위한 수익사업기(2026년 이후) 순서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이 본 궤도에 오르면 연간 약 2050명의 전문인력 배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운영 초기엔 NIBRT로부터 시설설계와 강사진 섭외, 교육프로램 구축에 많은 도움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으론 대등한 협력 단계로 넘어가 공동연구 등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 의약품 산업 성장 속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기세는 매섭다. 지난해 전 세계 매출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8개가 바이오의약품을 차지할 정도로 중심축이다. 기존 화학의약품 대비 수익성 높은 바이오의약품으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산업 성장 및 제조 기술 발전 등이 더해지며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필요성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 세계적인 인력난에 봉착한 상태다. 세계 최고 바이오클러스터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을 비롯해 주요 관련 대학이 위치한 지역 역시 전문 생산인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명공학 분야만 놓고 봐도 2017~2023년까지 미국 내 수요는 10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관련 학사 인력은 56%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사의 경우 인력은 16% 증가하지만, 수요는 43%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 연사로 참석한 킬리언 오드리콜 NIBRT 프로젝트 디렉터는 "2022~2024년 미국 내 헬스케어 제조산업 분야 평균 연봉 전망치는 9만7000달러로 관련 분야 평균 급여를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업계 수요에 비해 공급은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국산 바이오의약품의 해외 진출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한 세계 최대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 구축되면서 관련 인력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때문에 국내 바이오산업 내 주도적 역할에도 불구,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본사를 둔 탓에 젊은 전문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온 바이오벤처들은 반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바이오산업 인력수급 현황' 주제의 연사로 나선 유진산 파멥신 대표는 "서울은 좀 나을 수 있지만 지방(대전)에 있는 입장에서 전문인재 수급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K-NIBRT를 통해 업무 적합성이 높은 재원들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하연섭 연세대학교 부총장이 10일 온라인 콘퍼런스를 통해 한국형 NIBRT 프로그램 전문인력 배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