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2배'…삼성, 세계 최초 인공지능 HBM-PIM 개발

기존 대비 시스템 에너지 70% 이상 감소

입력 : 2021-02-17 오전 11:00:15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HBM-PIM(Processing-in-Memory)을 개발했다. PIM은 메모리 내부에 연산 작업에 필요한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차세대 신개념 융합기술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17일 PIM 기술을 활용해 슈퍼컴퓨터(HPC)와 AI 등 초고속 데이터 분석에 활용되는 HBM2(High Bandwidth Memory) 아쿠아볼트(Aquabolt)에 AI 엔진을 탑재한 HBM-PI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HBM2 아쿠아볼트는 2018년 1월 삼성전자가 양산한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다.
 
AI 시스템에 HBM-PIM을 탑재할 경우 기존 HBM2를 이용한 시스템 대비 성능은 약 2배 이상 높아지고, 시스템 에너지는 70% 이상 감소된다는 설명이다. 또 기존 HBM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지원해 HBM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변경 없이 HBM-PIM을 통해 강력한 AI 가속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AI 가속기는 AI를 실행하기 위한 전용 하드웨어를 말한다.
 
최근 AI의 응용 영역이 확대되고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커져왔으나 기존의 메모리로는 폰 노이만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폰 노이만 구조는 오늘날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CPU가 메모리로부터 명령어를 불러오고 실행하며 그 결과를 다시 기억장치에 저장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간 주고받는 데이터가 많아지면 작업처리가 지연되는 현상이 생긴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 내부의 각 뱅크에 AI 엔진을 장착하고 병렬처리를 극대화해 성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HBM-PIM은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처리가 가능해 CPU와 메모리간 데이터 이동이 줄어들어 AI 가속기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뱅크란 주기억장치를 구성할 때의 최소 논리적 단위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개발한 인공지능 HBM-PIM. 사진/삼성전자
 
회사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개발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기술이 복합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설명드리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혁신기술을 D램 공정에 접목해 HBM-PIM을 제품화하는데 성공하고 반도체 분야 세계 최고권위 학회인 ISSCC에서 논문을 공개했다.
 
박광일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상품기획팀장 전무는 "HBM-PIM은 AI 가속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업계 최초의 AI 맞춤형 PIM 솔루션으로 삼성전자는 고객사들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해 PIM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릭 스티븐스 미국 아르곤 국립 연구소 CELS(컴퓨팅, 환경 및 생명과학) 연구실장은 "HBM-PIM은 AI 응용을 위한 성능 및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놀라운 성과로 HBM-PIM 시스템 평가를 위해 향후에도 삼성전자와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내 다양한 고객사들의 AI 가속기에서 HBM-PIM을 탑재해 테스트 검증을 완료할 예정이며 향후 고객사들과 PIM 플랫폼의 표준화와 에코 시스템 구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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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