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미 중동외교 정책 무너졌다…5차 중동전 가능성은 낮아"

"한국 경제·무역 악영향…중동 외 수출입원 다양화해야 위험 회피"

입력 : 2023-10-10 오후 5:05:31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한 주민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축물 잔해 가운데 서 있다.
 
[뉴스토마토 김광연·윤혜원·최수빈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평화롭던 중동이 다시 화약고로 변했습니다. 중동 간 무력충돌로 자칫 제5차 중동전쟁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 만큼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10일 <뉴스토마토>는 외교안보 전문가 3인과 경제 분야 전문가 1인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교전 사태가 국제 외교에 미칠 영향, 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 이란의 참전 여부,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 등에 대해 조언을 구했습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조성렬 북한대학원대 초빙교수(전 주오사카 총영사),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가 참여했습니다.
 
"스텝 꼬인 미국의 우선순위 보는 계기"
 
전문가들은 그간 동아시아 정세에 집중해왔던 미국의 눈이 이번 전쟁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김준형 교수는 "미국의 중동평화 정책이 무너졌다"며 "그간 미국이 중동의 평화협정을 주도하며 소위 '아브라함 협정'까지 맺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협정에) 포함시키는 게 관건이었는데 거의 될 것처럼 보였다가 깨진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 교수는 "직접적으로 큰 변화 요인은 감지되지 않지만, 미국이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방점을 찍어왔는데 지금 유럽 전선에 이어 중동에서도 전운이 감돌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그러면서 "과연 미국이 어디에 우선순위를 가지고 어떤 식으로 관여할 것인가에 관한 모습을 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을 더 공고화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좀 찾아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습니다.
 
조 교수는 "미국이 추진해 왔던 중동 정책이 꼬이게 됐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고 중국의 대만 조기 침범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미국이 동아시아에도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제3의 전선이 만들어지면서 가장 곤혹스럽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습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일지. (그래픽=뉴스토마토)
 
다만 다른 중동 국가까지 이번 분쟁에 개입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습니다. 인 교수는 "중동 전쟁이 된다는 말은 아랍 연합군이 팔레스타인 편을 들고 이스라엘과 싸운다는 얘기인데 지금 다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있는 판이라, 1973년 지형과는 완전히 달라져서 그런 대규모 전면전으로의 확전 가능성은 아주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높지 않다"고 예상했습니다.
 
조 교수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군사력 격차가 크다"며 "하마스가 사실상 군사적으로나 물자, 경제적으로 봉쇄된 상태이기에 장기전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교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하려 든다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랍 국가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상황을 원치 않겠지만, 이스라엘이 먼저 행동에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엇갈린 이란 참전 예상…"이스라엘에 달려"
 
이란의 참전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인 교수는 "이란이 정규군을 이스라엘로 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접경 국가가 아니고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다"며 "참전하려면 공군 병력을 보내거나 미사일을 쏜다거나, 지상군을 보내는 것인데 그사이 수많은 반 이란계 국가가 포진한 상황에서 그렇게는 못 한다"고 예상했습니다.
 
김준형 교수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나오는지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을 등한시해 온 미국의 중동 정책이 결국 임계점을 넘었다고 본다. 중동 평화 협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상징적인 존재인 팔레스타인을 무시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소녀 2명과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이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 알-리말 구역의 무너진 건물 더미 위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전문가는 이번 분쟁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김대종 교수는 "국내 경제와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석유에너지 100%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그중 70%를 중동에서 가져온다"며 "또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이 중동에 많이 수출되고 있기에 전쟁의 장기화는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를 향해 석유 수입원 다양화 정책 등을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 교수는 "수입을 한쪽에만 의존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입원을 만들어놔야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피할 수 있다"며 "수출입 모두 마찬가지다. 특정 국가에 50% 이상 의존하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수출입 모두 다양화·다변화해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광연·윤혜원·최수빈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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