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세계경제 '위협'…한국도 직간접 '영향권'

무력충돌 장기화 우려↑…'유가 급등' 가능성 커
한국, 원유 67%·가스 37% 중동서 수입
저성장·고물가 스태그플레이션 자극제
추경호 "불확실성 매우 높아…변동폭 확대 상존"

입력 : 2023-10-10 오후 4:44:04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분쟁으로 국제유가 등 변동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면서 한국경제에 적잖은 충격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저성장·고물가 국면의 한국경제로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한 번에 닥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금융시장·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연 자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 충돌 발생에 대한)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국제유가 등 변동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습니다.
 
AFP 통신 등 외신 보도를 보면 하마스와 이스라엘 교전 사흘째 양측의 사망자는 1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 측은 역대 최대 규모인 예비군 30만명 소집하는 등 대대적인 보복을 예고한 상태로 충돌 장기화도 배제하기 어려운 형국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금융시장·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연 자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 충돌 발생에 대한)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국제유가 등 변동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양측의 무력충돌이 거세질 경우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은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특히 국제유가에 미칠 충격파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이번 사태의 경우 이례적인 측면이 많아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번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증대로 국제유가 급등 등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더욱이 중동 분쟁으로 사태가 고조될 경우 글로벌 정세의 스태그플레이션 가중은 불가피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지가 아니지만 다른 중동 산유국들이 이번 사태에 개입할 경우 주요 원유생산 시설이나 수송로 침해·원유 수출 둔화 등으로 국제유가 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일부 보도까지 나오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산될 경우 국제유가 변동 폭 가중과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 금리 인하 시점의 지연까지 내다볼 수 있습니다.
 
결국 통화정책은 물가 부담 요인을 들어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합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를 보면 중동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67%, 가스의 37%를 공급하는 지역입니다. 중동 정세가 국내 에너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상당하다는 방증입니다.
 
11~13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출국을 앞둔 추경호 부총리는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사태 직후 국제유가가 단기적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사태가 향후 국내 에너지 수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응에 만전을 기해줄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태 직후 국제유가가 단기적 상승세(WTI 4.3%↑)를 보였다"며 "이번 사태가 향후 국내 에너지 수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산업통상자원부 및 유관기관과 함께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과거 중동 분쟁 사례를 토대로 이번 사태에 따른 국제 에너지 시장 움직임 등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라"며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국내 물가에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에너지 및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등 전반적 물가관리 노력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유가 상승 위험을 초래해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위축 모두에 위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현재까지 15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양측의 무력충돌이 갈수록 거세지는 모습이다. 가지지구의 하마스 민병대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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