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배터리 소송' 날세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유야무야 넘기지 않아"

30년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 거론하며 "ITC, 심각성 엄중하게 인식한 판결"
"안전한 배터리 만들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확보할 것"

입력 : 2021-03-25 오후 2:48:48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이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최근 2차전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과 미국 ITC에서 진행중인 소송과 관련해 "유야무야 넘기지 않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부회장은 이날 주총장에서 모두발언 말미부터 해당 사안에 대한 엄중한 대처를 취할 것을 강조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신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0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본인의 30여년간의 글로벌 비즈니스 이력을 언급하며 "ITC가 소송 쟁점인 영업비밀침해 판단은 물론 조직문화까지 거론하며서 가해자에게 단호한 판결이유를 제시한 것은 이번 사안이 갖는 중대성과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한데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특히 SK이노베이션이 ITC의 판결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ESG 경영 기조 가운데 경쟁 회사의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존중은 기업운영에 있어서 기본을 준수하는 일에 해당한다"며 "경쟁사가 국제무역 규범에 있어서 존중 받는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공정한 경쟁을 믿고 기술개발에 매진 중인 전세계 기업들과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졌을거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며 "30여년간 쌓아온 지식재산권 보호를 통해 주주와 투자자, 그리고 회사의 가치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내달 11일 미국 대통령의 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기한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바와 같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주주총회는 △제20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차동석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문수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 일사천리로 진행돼 3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주주총회 현장에 참석한 주주의 수는 약 20명 안팎이었다. 최근 폭스바겐의 '배터리 독립' 선언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LG화학의 주가가 20%가까이 폭락한 바 있지만, 우려를 표명하는 주주가 많지는 않았다.  
 
다만 한 소액주주가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자체 생산을 선언하는 등 변화가 많은 시장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최근 발생한 코나 전기차 배터리 화재와 관련해 사측이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등을 질의했다.
 
신 부회장은 완성차 기업들의 배터리 내재화 추세에 대해서는 "배터리 산업은 아직 침투율이 4%에 불과할 만큼 초기 중 초기의 단계라고 할 수 있고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가장 좋고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확보하겠다"고 답변했다. 
 
배터리 화재와 관련해서는 "과학적으로 정확한 발화 원인은 계속 실험·연구 중이지만 소비자를 위한 대승적 관점에서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LG화학이 책임을 맡은 구성품에서 품질 표준을 강화하고 전문인력을 보강해 무결점 배터리에 필요한 부품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필요하다"는 소액주주의 제안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자사주 소각이나 매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영업이익의 증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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