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는 더 준다는데"…산업계, 상대적 박탈감에 연봉 불만 고조

삼성전자 노조, 해외기업·게임업체 인상 현황 공개해 설문조사
현대차·LG전자·삼성디스플레이 "타 기업보다 낮다" 내부 진통 중

입력 : 2021-03-29 오전 5:53:19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연봉과 성과급 등 처우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전과 달리 큰 폭의 인상률을 기록한 동종·타 업계 기업이 협상 테이블에 이름을 올리면서 좀처럼 대기업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은 현재 노조원들을 상대로 올해 임금·복지 협상안 작성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노조는 '2021년 타기업 인상 현황'을 통해 동종업계인 LG전자(066570)(9%), LG디스플레이(034220)(7%)는 물론 대만의 TSMC(20%)와 국내 게임업체(800~2000만원)의 인상 범위를 모두 공개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의 폭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최소 수용 가능한 인상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설문에 포함해 의견을 구하고 있다.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 이상 인상 등을 응답 항목에 포함해 타 기업 인상률이 기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측이 지난 25일 직원 대표로 선정한 사원협의회와 협상을 통해 올해 연봉을 지난해 대비 7.5% 인상하기로 했으나 노조는 이와 별도로 회사와 임금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그간 사원협의회가 맡았던 임금협상을 이제 노조가 전면에서 챙기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노조로서 이번 타결과 관계없이 회사와 임금 교섭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삼성전자
 
정의선 회장이 직접 참석한 지난 16일 현대차(005380)그룹의 온라인 타운홀미팅의 이슈도 성과 보상이었다. 직원들은 직접 "성과 보상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정 회장은 "많이 노력해 주신 직원분들이 회사에 기여를 한데 비해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죄송스럽다"며 "이제 확실하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만큼 각 사 최고경영자(CEO) 들께서 각 사의 현실에 맞게 하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저도 그렇게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회사 실적이 꾸준히 오르면서 현대차 임원들의 보수가 크게 오른 것과 반대로 직원들의 성과급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내부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지난해 정 회장은 현대차·현대모비스(012330)로부터 전년 대비 15% 늘어난 약 6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무엇보다 "다른 기업과 차이가 있다"는 불만이 이번 총수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임단협에서 연봉 9% 인상에 합의한 LG전자 내부에도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출범한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는 "대기업 최하위급 연봉 테이블, 물가 상승률이 미반영된 임금 상승률 등이 문제"라며 이를 앞으로 계속 개선해 나겠다는 의지다. 다음 달 중으로 교섭 단위 분리가 승인되면 사측에 별도로 임단협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회사와 올해 임금 교섭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측도 타사를 기준점 삼아 사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 측은 "B사의 경우 성과급 불만을 직원과 나누겠다며 회장 연봉을 반납했다. C사의 경우 영업익을 반영한 성과급 제도로 변경했다"며 "우리 회사의 경우 영업익 2조로는 안된다는 말인가. 또 지켜만 보겠는가"라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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