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한솔 사회주택협회 이사장 “민간·공공임대 단점, 사회주택이 해결”

“느슨한 관계, 안정적 주거 장점” 수요자에 다가가는 사회주택 브랜딩 포부

입력 : 2021-04-01 오후 4:59:11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민간임대·공공임대주택이 지닌 단점들을 사회주택에서 해결할 수 있고, 그 격차는 계속 커질겁니다.”
 
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이한솔 신임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은 1990년생, 올해 30살의 청년 이사장답게 사회주택에 젊은 에너지를 더하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주거난과 획일화된 주거문화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사회주택은 2015년 서울시 조례 제정을 계기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어느덧 5000호에 달하는 성장을 이뤘다.
 
이 이사장은 “사회주택은 사회적경제주체가 저렴한 임대료로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라며 “저 역시 민달팽이협동조합이 청파동에 운영하는 사회주택에 4년째 살고 있는 입주자”라고 말했다.
 
이한솔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이 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커피숍에서 사회주택 활성화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협동조합형 아파트로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위스테이 별내나 호텔 리모델링이라는 사업모델로 주목받은 안암생활 등은 사회주택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그간 산발적인 사례로만 알려지던 사회주택은 이들을 계기로 1인 가구나 청년 등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이사장은 “안암생활을 전후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면서 사회주택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쌓이고 사례가 이슈를 타면서 이제 시작인 느낌이고 다행이다. 유럽엔 사회주택이 워낙 다양하지만 우리도 지난 6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잘하는 영역을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이 언급한 ‘잘하는 영역’은 민간임대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의 사각지대다. 민간임대주택은 비싸고 임대인 갑질에 노출되고, 공공임대주택은 LH·SH 등이 짓고 공급하는 분야는 잘하지만 그 이후 운영·관리에 취약점을 보여왔다. 이윤이 많지 않으니 대형 건설사도 진입하지 않는 분야다. 쫓겨날 걱정없이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이사장은 “현재 한국의 임대주택 상황에서 평생 월세내면서 살라고 할 수 없다. 민간임대보다 싸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고 공공임대가 따라오지 못하는 콘텐츠를 갖고 있다. 느슨한 이웃을 만나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은 사회주택으로 오는 게 맞다. 민간임대·공공임대에서 보장받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도 분명 강점이지만, 사업자별로 개성있는 콘텐츠도 사회주택이 주목받는 이유다. 점점 운영 경험을 더해가면서 주거서비스 운영·관리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사업자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탓에 경쟁 구도가 아닌 보완 효과를 보면서 1인 가구, 신혼부부, 여성, 장애인, 3~4인 가구 등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있다. 
 
이 이사장은 “유니버셜하우징은 장애인도 거주 가능하게, 민달팽이는 청년 프로그램, 녹색친구들은 친환경 분야에 선도적인 주택을 보여주고 있다. 더함의 위스테이는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이부키는 새로운 트렌드에 앞서나가고 마을과집은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운영한다. 기본적으로 입주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1·2기 이사장을 수행한 김종식 녹색친구들 대표가 사회주택의 씨앗을 뿌리고 제도로 안착시켰다면, 3기 이사장인 이 이사장은 수요자에게 다가가는 사회주택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금은 사회주택이 다소 유동적인 개념이지만 민간임대주택법에 사회주택이 포함되면 하나의 독자 영역으로 확고히 인정받을 것이다. 입주자의 90% 이상이 청년들인만큼 앞으로 사회주택을 트렌드에 맞춰 브랜딩하고 젊은 사업자들과 함께 마케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안정적으로 외롭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걸 세련된 말들로 알려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주택협회 회원사들이 지난 2월27일 서울 성북구 안암생활에서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사회주택협회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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