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고용 부정적 영향…디지털 전환은 "고용 충격 대비해야"

미국, 로봇 1대당 고용률 0.2%p·임금 0.42%↓
장기적으로는 생산성·고용은 시차 두고 ↑
'디지털 혁신' 노동 대체 과정…고용충격 대비 필요
"고용 충격 대비 생계·교육지원 필요"

입력 : 2021-06-13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로봇 1대가 도입될 때 마다 인간 노동시장인 고용·임금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향후 20년간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의 고용 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전환에 따른 생산성 증대가 장기적인 면에서는 전체 고용을 끌어올린다는 진단이다. 즉, 디지털 혁신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실업 등 부정적 요인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1990~2007년 중 미국 내 노동자 1000명당 로봇 1대 증가 시 고용률이 0.2%포인트 하락하고 연평균 임금은 0.4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일자리 대비 로봇 도입 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고용 및 임금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 산업용 로봇 도입 관련 실증분석 사례에서도 기술혁신과 고용은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보였다.  2013~16년 독일 고용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자동화 가능성이 10%포인트 증가할 때 고용증가율은 1.07%포인트 감소했다.
 
자동화 고위험군에는 단순 데이터 입력·조립생산직뿐 아니라 행정비서·회계 장부 작성·회계감사 등 사무행정 분야의 중숙련 일자리도 포함됐다. 자동화 고위험군은 전체 702개 직종 중 빅데이터 접근성 등을 고려해 자동화 가능성을 평가한 후 70% 이상인 경우로 분류됐다. 해당 분류 결과를 보면, 향후 20년 내에 미국 노동자의 절반(47%)이 고도의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위협받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생산성 제고가 전체 고용 확대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디지털 전환이 시차를 두고 해당 기업의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전후방 연관기업의 고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 가격하락은 소비자의 실질 소득 증대로 이어져 여타 제품 및 여가, 식당 식사, 미용, 청소 등 소득탄력성이 높으면서 기술 도입의 실효성이 낮은 서비스 부문에 대한 수요 및 고용을 증대한다.
 
1970~2007년 중 19개 주요국 분석 결과, 생산성 향상이 발생한 산업의 고용은 감소했으나 전·후방산업 발전 및 최종수요 유발을 통해 더 많은 고용이 창출되면서 총고용은 증가했다. 주요국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생산성 향상은 생산량 확대로 이어져 고용이 증가하거나, 경제 전반의 부가가치 증대로 대체 효과를 상쇄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일본의 경우 1978~2017년 중 노동자 1000명당 로봇 1대 증가 시 고용이 2.2% 증가하는 등 기업 성장에 따른 노동수요 증가가 대체 효과를 압도했다. 인구 감소를 겪고 있음에도 총고용이 증가한 것은 로봇이 자석처럼 노동자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스페인도 이와 유사했다. 1998~2016년 중 스페인 제조업 내 로봇 도입은 노동비용을 6% 절감하고 매출액이 20~25%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 기간 로봇 도입기업의 고용은 50% 증가했고 미도입 기업의 고용은 20% 감소했다. 그 결과 제조업 전체 고용은 10% 증가했다.
 
독일은 1994~2014년 중 산업용 로봇 1대 도입 시 제조업 일자리는 0.384%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기업투자 확대 등 파급효과를 통해 서비스업 고용은 0.418%포인트 늘면서 총고용 감소는 0.006%포인트를 기록해 변동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그럼에도 전환 기간 고용 충격은 상존한다. 머신러닝, 데이터관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의 평균 직업교육 기간은 판매, 마케팅 등의 2배 이상 소요되면서 노동자 재배치에 시차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직업훈련의 직접 비용과 교육 이수로 인해 노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기회비용을 포함하면 자동화 고위험군 노동자를 저위험군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5% 비용이 소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효율성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뿐만 아니라 노동자 숙련도별·기업 규모별 격차 심화라는 부정적 효과도 수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노동 대체 효과가 일시적으로 크게 나타날 경우 일정 기간 생계지원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나 업종에 적응하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1990~2007년 중 미국 내 노동자 1000명당 로봇 1대 증가 시 고용률이 0.2%포인트 하락하고 연평균 임금은 0.4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은 미국 실업 교육에 참여중인 미국인들. 사진/AP·뉴시스
  
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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