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블랙아웃 감수' 이면엔 오리지널콘텐츠 전략…티빙 존재감 커진다

CJ ENM·LGU+, 콘텐츠 사용료 갈등 끝에 OTT 실시간채널 중지
사업자간 자율인 사용료 협상…CJ ENM 콘텐츠 품은 티빙 가치↑

입력 : 2021-06-14 오후 3:50:50
'U+모바일tv'의 CJ ENM 실시간방송 중단 공지. 사진/앱 캡처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CJ ENM(035760)LG유플러스(032640)가 콘텐츠 사용료 갈등을 겪은 끝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CJ ENM 실시간채널 송출 중단(블랙아웃)이라는 결과를 빚었다. 플랫폼 다변화와 오리지널콘텐츠 제작이 플랫폼·콘텐츠 업계의 주된 흐름으로 떠오른 가운데, 업계에선 이번 사태로 CJ ENM의 OTT 서비스인 티빙의 가치가 새삼스레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자사 OTT 'U+모바일tv'에서 지난 12일 0시부터 CJ ENM이 운영하는 10개 채널의 실시간 송출을 중단했다. 두 회사가 콘텐츠 사용료 인상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왔지만, 결국 합의를 보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LG유플러스와 CJ ENM은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고 밝혔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지며 실시간채널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플랫폼·콘텐츠 업계에선 예견된 상황이란 평가도 있다. 기본적으로 콘텐츠 제공은 사업자 자율 협상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실시간채널뿐 아니라 주문형비디오(VOD) 등이 사업자 요청에 따라 얼마든지 중단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CJ ENM이 자사 플랫폼인 티빙을 키우기 위해 타사 플랫폼에 대한 송출 중단이란 강수까지 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2일 "중단 직전까지도 CJ ENM에 합리적 제안을 요청했으나 CJ ENM의 추가 제안은 없었으며 당일 오후 송출 중단을 고지했다"며 "CJ ENM이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를 고수하는 것은 자사 OTT인 티빙에만 콘텐츠를 송출해 가입자를 대거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티빙은 2023년까지 국내 유료가입자 800만명 확보를 목표로 자체적인 오리지널콘텐츠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대표 OTT인 넷플릭스가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콘텐츠 제작과 제휴 확대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CJ ENM은 앞으로 5년간 5조원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할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2023년까지 티빙 오리지널콘텐츠만 100여편을 제작할 예정이다. CJ ENM과 티빙을 연계해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도 육성한다.
 
강호성 CJ ENM 대표가 지난달 31일 열린 'CJ ENM 비전 스트림'에서 CJ ENM과 티빙의 성장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CJ ENM
 
이와 함께 타사와 제휴를 늘리며 이용자 접점도 확대 중이다. 티빙을 제외하고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과 같은 자체 플랫폼이 없는 상황에서 CJ ENM은 네이버(NAVER(035420)), JTBC 등과 콘텐츠와 채널 측면에서 시너지를 내고자 협력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멤버십 회원에게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혜택 중 하나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CJ ENM이 독점 중계하는 '유로 2020'도 포함된다.
 
한편 LG유플러스 U+모바일tv에서 CJ ENM의 VOD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CJ ENM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KT(030200) '시즌'은 VOD와 실시간채널을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제공 중이다. SK텔레콤(017670)과 지상파 3사가 합작한 국내 OTT 서비스 '웨이브'의 경우에는 CJ ENM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았다. CJ ENM은 이번 실시간채널 중단 사태에 대해 "통신사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부가서비스로 콘텐츠를 헐값에 쓰는 관행은 이제라도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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