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호황 속 프로그램 사용료는 '제자리걸음'…IPTV·PP 협의 도출 난항

IPTV 기본채널수신료 매출 대비 사용료 비중 줄어
유료방송 갈등에 시청자 보호 이슈 부상…생태계 개선 논의 시작

입력 : 2021-07-04 오전 8:00:00
그래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사업자와 방송채널(PP) 사업자의 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프로그램 사용료가 제자리걸음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 협의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사업자의 전향적 자세와 유료방송 생태계의 근본적 구조 개선이 요구된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 '2020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 등에 따르면 IPTV 3사의 지난해 매출은 4조28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1% 성장했다. 이중 실시간 채널을 보는 대가로 고객에게서 받은 기본채널수신료 매출은 1조9075억원으로 같은 기간 10.3% 늘었다.
 
IPTV 사업자의 성장은 최근 CJ ENM(035760)을 비롯한 PP와의 실시간 프로그램사용료 인상 논쟁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IPTV 사업자의 기본채널수신료 매출이 10% 성장하는 사이 전체 PP에 지급하는 기본채널프로그램사용료는 8.0% 증가에 그쳤다. 특히 기본채널수신료 매출 대비 기본채널프로그램사용료 지급 비율은 2019년 25.4%에서 2020년 24.9%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55.6%→61.3%)나 위성방송(32.2%→33.3%)은 그 비중이 증가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IPTV 업계가 호황 속에서도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엔 인색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반면 IPTV 업계는 협상을 이어가겠지만 CJ ENM이 합리적 인상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CJ ENM은 IPTV 3사에 IPTV 프로그램 사용료와 별도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 및 인상을 요구 중이다. 그 수준이 종전 대비 최대 10배라 IPTV사들은 난색을 보인다. 구현모 KT(030200) 대표는 지난달 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상식적으로 CJ ENM이 요구하는 사용료 인상률이 전년과 비교해 과도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일 열린 '유료방송업계 상생협의체' 현장. 사진/과기정통부
 
황현식 LG유플러스(032640)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CJ ENM과는 지니뮤직 투자 파트너이자 홈쇼핑 사업 등 많은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다"며 "열린 자세로 임해 빨리 해결해야겠다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CJ ENM과 협상이 결렬된 LG유플러스의 OTT 'U+모바일tv'는 지난달 중순 CJ ENM 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중단한 바 있다.
 
반복되는 유료방송 사업자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생태계 개선 절차에 나섰다. 콘텐츠 사용료 대가산정과 관련해 '유료방송 채널계약 절차 가이드라인'을 개선하고, '표준 채널평가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성실한 사용료 협상을 당부하며 협상 중 방송송출 중단 등 시청자 권익 침해 사태에는 시정명령 등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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