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LG전자, GM 리콜 사태로 3분기 영업익 '반토막'

충당금 4800억 반영으로 영업익 5407억원
매출 18.8조원 역대 최대…"추가 반영 가능성 낮아"

입력 : 2021-10-12 오후 3:43:58
 
 
[뉴스토마토 최유라·김광연 기자] LG전자(066570)가 프리미엄 TV와 생활가전을 앞세워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 리콜 충당금을 반영하며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다행히 LG전자는 실적에 충당금이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작년 3분기보다 22% 오른 18조784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공시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9.6% 감소한 54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분기 매출 가운데 최대 규모다. 당초 시장에서 예측한 매출 컨센서스(18조1589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치에 미치는 못한 모습이다. 시장에선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조1239억원으로 전망했었다. 
 
제작/뉴스토마토
 
GM 볼트 리콜 충당금 4800억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GM의 전기차 볼트 리콜과 관련한 충당금 4800억원이 반영된 탓이다. 지난 2분기 GM 리콜 관련해 충당금 2346억원을 반영한 것보다 두배 이상 많다. 
 
GM은 8월 차량 화재 사고로 2017~2019년 생산분인 6만9000대뿐만 아니라 2019년 이후 생산돼 북미 시장에서 팔린 볼트EV와 볼트 EUV 7만3000만대의 추가 리콜을 결정했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재 LG전자와 GM가 합동 조사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GM이 LG에 요구할 리콜 비용은 18억달러(약 2조1600억원)로 추정되며 이중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1조~1조3500원가량을 부담할 예정이다.
 
만약 실적에 충당금이 반영되지 않았더라면 LG전자의 영업이익은 1조207억원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1조738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였을 것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GM 볼트 리콜과 관련한 LG 전자의 추가 충당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LG전자 충당금은 말 그대로 추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당금의 규모가 예상보다 더 늘어날지, 줄어들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GM 리콜과 관련해 "리콜은 초기 생산 분에 대해서는 모듈·팩 전수 교체, 최근 생산 분은 진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모듈 선별 교체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예상되는 충당금에 대해 합의를 진행해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실적에 충당금이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당금 추가 설정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LG 오브제컬렉션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풀라인업. 사진/LG전자
 
3분기 매출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급감했지만 매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호실적 중심에는 생활가전과 TV가 일등공신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현상과 더불어 펜트업(억눌린) 효과가 가전,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생활가전(H&A) 부문은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을 앞세워 매출 6조원 후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로써 LG전자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제치고 연간 생활가전 세계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이미 상반기에 13조52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같은 기간 12조7000억원(106억8200만달러)을 기록한 월풀과의 격차를 1조원 이상 벌렸다. 여기에 시장에서 전망하는 월풀의 3분기 매출은 57억8000만달러(6조7000억원)에 그친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의 매출은 4조원 중반대로 추산된다.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자동차부품 솔루션(VS) 사업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과 GM 리콜 등의 여파로 3분기에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VS 사업본부의 연내 흑자전환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VS본부와 시너지를 내며 턴어라운드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최근에는 자동차 보안업체 '사이벨럼'을 인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괄하는 전장사업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양대산맥' 삼성, 분기 매출 70조 돌파 
 
LG전자에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005930)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7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매출 73조원, 영업이익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28% 증가한 수치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10조원가량을 반도체에서 거뒀다. 3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는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폴더블폰은 정식 출시한 지 39일 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은 3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4분기 코로나 '특수 주춤' 전망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3분기와 달리 4분기는 전자업계의 실적이 다소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분기 호실적을 이끈 반도체는 D램과 낸드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디램 가격 하락이 시작됨에 따라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1조원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며 "IM부문은 갤럭시Z 판매 호조가 지속됨에 따라 예년 대비 높은 영업이익 기대되나, 3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펜데믹 수요가 한풀 꺾이면서 TV와 가전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주요 부품가격과 물류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공급난이 제품 생산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유라·김광연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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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