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편의점 근접출점 제한 자율규약이 만료 두 달여를 앞둔 가운데 편의점 본사들이 규약 연장에 무게를 두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편의점산업협회(편의점협회)는 편의점 6개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씨스페이스)에 올 연말 종료되는 '편의점 산업의 거래 공정화를 위한 자율규약'(자율규약) 연장 여부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과도한 출점 경쟁에 따른 편의점주 반발이 거세지자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편의점들은 2018년 12월 자율 규약을 체결했다. 점포 간 출점 거리를 제한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로, 자율규약에 따라 신규 출점 시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제한' 기준을 준용해 왔다. 담배 소매인 지정 거리는 최소 50m 이상을 지키도록 하고 있으며, 기초지방자치 단체 규칙이나 조례에 따라 100m 거리 내 신규 출점이 불가능한 지역도 있다.
편의점협회 관계자는 "현재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연장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과다출점으로 점포 수가 느는 반면 점포당 매출액은 줄어들었으며, 수도권 신규 출점은 점포 포화 현상으로 주춤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편의점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점포당 매출액은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8월 편의점 점포당 매출은 5288만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97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달별로 살펴봐도 3·4·7월을 제외하고 8월까지 하락했다.
사진/뉴시스
편의점 간 담배권을 두고 분쟁이 자주 벌어져 자율 규약 연장시 서울, 제주 등 30여 지자체만 적용하고 있는 100m 거리 제한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장은 "규약 연장 시 서울뿐 아니라 대다수 지자체가 100m로 출점 거리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편의점 본사들이 과다 출점을 하지 않고 점주들은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규약은 과도한 출점 경쟁을 방지하고 가맹점 수익 보전하는 효과가 있지만 신규 시장 진입 제한 등문제가 있으며, 편의점 전환 출점은 가능해 경쟁사 간판을 뺏기 위한 출혈 경쟁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점포 수 확대에 제동이 걸린 이마트24가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최근 김장욱 이마트24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자율규약 연장에 동의 의사를 밝히면서 자율규약 연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서 최종적으로 연장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맹점주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규약은 참여 기업 사이의 합의가 이뤄지면 연장이 가능하나, 일부 조항을 수정할 경우 공정위에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