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아파트 급매물 안내 표지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 가격을 크게 낮춘 매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관망세 속에서도 시세보다 크게 낮은 ‘초급매’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일부 단지에서는 계약이 빠르게 체결되는 분위기입니다.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매도자들이 가격을 추가로 낮추자 그동안 상황을 지켜보던 매수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송파 등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고점 대비 15~20% 낮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성사되고 있습니다. 특히 일반 급매보다 더 가격을 낮춘 매물에 수요가 몰리면서 계약이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에서는 압구정3구역 재건축에 포함된 현대3차 전용 82㎡ 저층 매물이 최근 47억원 수준의 급매로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평형이 53억~5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6억~7억원 낮은 가격입니다.
잠실 일대에서도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이달 초 34억4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같은 면적이 지난 2월 37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보름 만에 3억여원가량이 빠졌습니다. 잠실 엘스 전용 84㎡ 역시 최근 34억원에 계약됐으며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은 31억~32억원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용 84㎡는 과거 31억~32억원, 최고 33억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는 26억5000만~28억원대 급매물이 나오며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고점 대비 약 15~20% 낮은 수준입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도 전용 84㎡ 입주 가능한 매물의 호가는 25억~27억원 수준입니다. 전세보증금이 끼어 있는 ‘세 낀 매물’ 가운데 매매가 23억5000만원의 급매도 등장했습니다. 기존 실거래가 27억6000만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양도세 중과 시행 전 매도를 마치려는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가격을 크게 낮춘 매물이 증가한 배경에는 오는 5월9일부터 시행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매도 시점을 놓칠 경우 수억 원 규모의 세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서둘러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거래 과정에서는 변수도 적지 않습니다. 상당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매 시 구청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최근 거래 신청이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허가 처리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사이가 사실상 매도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계약 체결 이후 토지거래허가 절차까지 고려하면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입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 중개업소 업계 관계자는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매도자들이 가격을 크게 낮춘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초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