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4분기 되자 꺾였다…반등은 언제

"D램값 내년 하반기 반등"…업계, 수요처 다변화로 대응

입력 : 2021-11-03 오후 4:01:55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4분기 들어서자 마자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 하락이 현실화됐다. 가격은 내년 하반기에나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요처 다변화로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업계의 의견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0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71달러로 전달 4.1달러보다 9.51% 하락했다. 하락폭은 2019년 7월 11.18% 이후 가장 큰 수치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의 반도체 업체가 대형 PC 제조업체에 대량 납품할 때 적용되는 가격을 말한다. 통상 고정거래가격은 분기가 시작되는 첫 달에 변동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낙폭이 두드러진다.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이다. 고객사가 반도체 재고를 충분히 비축하면서 신규 구매를 꺼리고 있다. 비축해둔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4분기 들어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 하락이 현실화됐다 사진/뉴시스
 
그동안 시장에선 반도체 가격이 4분기부터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었다. 시장 전망대로 가격이 하락 반전된 가운데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평균 가격이 올해보다 15~20%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가격 하락폭에 대해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내년 하반기에 반등한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의 하락 폭을 10%내외로 추정"하며 "2022년 1분기부터 하락폭이 다소 완화되고 3분기 중에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수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22년 하반기 D램 가격 협상의 주도권은 공급사로 전환되고 D램 가격 하락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가격 하락이 반도체 업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처 다변화로 과거와 다르게 수요 변동성이 완화됐다는 판단에서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응용처 다변화로 메모리 시장 사이클 주기가 짧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한국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한 111억7000만달러로 탄탄한 수요를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하락한 상황에서 가격이 떨어지면 반도체 수출이 줄 텐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부 고객이 재고를 우선 소진하려고 할 뿐, 모든 고객사의 재고가 높은 수준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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