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설에도 부모님 손 못 잡나…요양병원 면회 '언제쯤'

위중증 환자 661명 중 고령층이 84.1%
"예전처럼 어머니 손 잡고 싶어"
접촉면회 언제…"누구도 장담 못해"
"방호복 입히는 등 경각심 일깨워야"

입력 : 2021-12-01 오전 5: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정서윤 기자] "코로나19가 크게 퍼지고 나서 1년 가까이 어머니를 가까이서 뵈지 못했어요. 코로나 전에는 외출도 나오셔서 집에 하루 이틀 머물다 가시곤 했는데, 이제는 꿈도 못 꾸죠.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싶어요."
 
경기도 이천시 한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둔 양모(54) 씨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양 씨 어머니는 올해 84세다. 그는 4년 전 어머니가 크게 넘어져 다친 이후 요양병원 입소를 결정했다. 건강은 회복세가 보이지 않았고 현재는 하반신 마비까지 와 요양보호사 없이는 혼자는 거동이 힘든 상태다.
 
그는 지난 추석 연휴(9월 20~22일) 때조차 접촉면회를 하지 못했다.
 
당시 정부는 추석 연휴를 포함한 2주간 요양병원·시설의 접촉면회를 백신 접종을 마친 접종완료자를 대상으로 일부 허용했지만, 요양병원마다 면회 지침은 달랐다.
 
양 씨는 "병원지침 상 백신접종을 맞았어도 접촉면회가 불가능했다. 어르신들 안전을 위한 병역 지침이니 이해한다"면서도 "하루빨리 코로나가 끝나고 예전처럼 어머니 손을 잡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요양병원들이 접촉면회를 꺼리는 이유는 '학습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충북 청주시 한 요양시설에서는 111명이 집단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해당 요양시설은 방역관리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일반진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를 위해서라도 요양병원 면회는 신중해야 한다"며 "입소 환자 모두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방역 단계 완화에 맞춰 요양병원 면회가 허용된 지난 3월 9일 광주 동구 강남요양병원에서 비닐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모녀가 비접촉 면회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여주시 한 요양병원에 90세 외할머니를 둔 조모(35) 씨는 지난 추석 접촉면회를 다녀왔다.
 
당시 18~49세는 사실상 요양병원 접촉면회가 불가능했다. 해당 연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지난 8월 26일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2차 접종까지 마치려면 최소 6주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러나 조모 씨는 `30대 이상 예비군` 접종대상자로 분류돼 1회 접종으로 접종완료되는 얀센 백신을 접종받았기 때문에 접촉면회가 가능했다.
 
조 씨는 "백신접종을 마친 어머니와 이모들과 함께 외할머니를 뵙고 왔다"며 "얀센 백신을 맞아 운 좋게 접촉면회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요양병원 접촉면회는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고령층 확진자가 급증하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요양병원 접촉면회를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요양병원 접촉면회 금지조치가 내년 설 연휴가 넘도록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일상회복이 언제부터 이뤄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다만 현재 고령층을 중심으로 위중증과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요양병원의 면회제한은 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촉면회를 시행한다면 방호복을 입힌 상태에서 시행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들로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위중증 환자 수는 661명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보다 32명 늘었고 엿새 연속 6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60대 이상 연령층은 556명으로 전체의 84.1%를 차지하고 있다.
 
사망자는 44명이 추가로 나왔다. 연령대별로 80세 이상에서 26명, 70대 8명, 60대 7명, 50대 2명, 0~9세 1명이 숨졌다. 누적 사망자 수는 총 3624명으로 늘었다.
 
 
요양병원·요양시설에 환자와 면회객 중 어느 한쪽이라도 코로나19 접종을 완료하면 대면 면회가 가능해진 지난 6월 1일 오전 경기도 한 요양병원에서 비접촉면회하는 시민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정서윤 기자 lmw383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