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암 환자 생존율 점점 높아진다

중앙대병원 암센터, 암종별 상대생존율 추이·원인 분석
남성 63.8% 여성 77.1% 생존율 향상…폐암 생존율 2.6배↑

입력 : 2021-12-22 오전 6:00:00
서석원 중앙대병원 간담도췌외과 교수 간이식 수술 장면. 사진/중앙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암 환자 중 열에 일곱 이상은 생존하며 특히 과거에 예후가 좋지 않았던 간암과 폐암 등의 생존율도 많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1일 중앙대학교병원 암센터가 중앙암등록본부 국가암등록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93~1995년 국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42.9%에 불과했던 반면 2014~2018년에는 70.3%까지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암 5년 생존율은 암 환자가 치료를 시작한 지 5년 이내에 해당 암으로 인해 사망하지 않을 확률을 의미하는 지표다.
 
이 중 2018년 남성 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은 63.8%였으며 여성 암 환자 생존율은 77.1%로 여성이 남성보다 암 5년 생존율이 꾸준히 높지만 그 격차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암종별 최근 생존율을 살펴보면 남녀 전체에서 △갑상선암(100.0%) △전립선암(94.4%) △유방암(93.3%)이 높은 생존율을 보였고, △간암(37.0%) △폐암(32.4%) 담낭 및 기타 담도암(28.8%) △췌장암(12.6%)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신종욱 중앙대학교병원 암센터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암 환자의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은 표적치료나 면역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수술 기법 등 약물이나 의료기술 및 체계의 발전이 상당한 기여를 했기 때문"이라며 "5년 생존율이 높다는 것은 암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나타냄과 동시에 의료 체계가 암과 같은 중증질환을 관리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993~1995년과 2014~2018년 주요 암종별 발생 시기에 따른 5년 상대생존율을 분석하면, 전립선암은 59.2%에서 94.4%로 생존율이 높아졌으며, 위암은 43.8%에서 77%로 증가했다.
 
과거에는 전립선암 수술 중 림프절 전이가 확인되면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수술기법 및 치료 약제의 발달로 진행된 전립선암이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될 수 있고 완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최세영 중앙대병원 암센터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 로봇수술을 통해 통증과 합병증을 줄이고 수술 후 회복을 빠르게 해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가 가능하다"라며 "전이 전립선암에서도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기본적인 호르몬 치료 이외에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신약이 국내에서도 보험 허가가 돼있어 4차 약제까지 사용 가능하고 뼈 보호제, 방사선 치료 등과의 병합도 생존율 및 전이 합병증을 낮춰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암의 생존율 향상의 대표적인 원인은 정기적인 국가 건강검진을 통한 위내시경검사로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범진 중앙대병원 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암의 생존율 향상이 점점 늘고 있는데 이는 검진사업을 통해 조기 발견되는 영향이 크다"라며 "체계적인 검진시스템도 있지만 장비와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조기위암 중에서도 점막에 국한된 경우에도 발견율이 올라가고 있고 치료기술적인 면에서도 내시경적 완전절제율 등 치료 성적이 올라간 점이 기여한 부분도 크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간암 환자의 경우 생존율이 1993~1995년 11.8%에서 2014~2018년 37%로 높아졌다. 간암 환자의 생존율이 향상된 것은 간경변증을 동반한 간암의 고위험군 환자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간암 감시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늘어났고 이를 통해 간절제술 혹은 간이식 등의 근치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환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석원 중앙대병원 암센터 간담도췌외과 교수는 "혈액형이 맞지 않아도 간이식을 할 수 있는 등 이식의 조건이 완화되고 생체간 이식의 성공률이 높아짐에 따라 간암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법이 발전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과거에는 간암으로 진단되면 생존율이 낮고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높아 진단이 되면 절망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들어 간이식 술기의 발전으로 인해 완치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간암이 진단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 중에서도 조기 진단이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아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은 1993~1995년 12.5%에서 2014~2018년 생존율이 2.6배 향상됐다.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이와 같이 가시적으로 향상된 요인은 폐암에 대한 치료 효과가 높은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개발이 꼽힌다.
 
신종욱 센터장은 '폐암의 경우 조기 발견, 진일보한 수술방법, 표적치료제 및 면역치료제의 개발과 적용, 발전된 방사선요법 등으로 인해 생존율이 향상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치료 의지만 있다면 암도 충분히 완치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라며 "의료진과 병원 시스템이 암 진단과 치료에 집중되는 추세로 발전적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암 치료의 첫 단계"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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