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M&A)①공격경영 부활…몸집 불리는 롯데

바이오사업· 헬스케어사업 등 신사업 발굴 본격 나설 전망
중고나라, 한샘 연이어 인수…신동빈 "투자와 혁신" 주문

입력 : 2021-12-29 오전 7:00:0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들어 M&A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신세계(004170)와 비교해 소규모 지분투자로 다소 조용한 한 해를 보냈던 롯데그룹은 예열을 끝낸 만큼 내년에 바이오사업과 헬스케어사업 등 신사업 발굴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은 올해 전략적 투자자로(SI)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와 가구업체 한샘 등에 투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개인 간 거래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고객 확보와 집객 효과를 낼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071840)도 지난 10월 자체 온라인쇼핑몰에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오픈하며 20조원 규모로 성장한 중고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롯데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홈인테리어 등 리빙 시장 성장세 역시 가파르게 성장한 것에 주목했다. 한샘과 협업을 통해 상품, 콘텐츠, 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스마트홈, 렌털사업, 중개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있는 한샘과 롯데 계열사인 하이마트, 건설, 화학 등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또, 가전 플랫폼인 롯데하이마트에서 가전과 가구를 함께 판매하고, 롯데건설이 공급하는 아파트에 한샘의 빌트인 가구를 넣을 수 있다.
 
한샘리하우스 롯데 건대스타시티 매장 내 부엌 전시 모습. 사진/한샘
 
신동빈 회장은 지분투자뿐 아니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장을 대거 영입하며 인적 쇄신에도 나섰다. 롯데지주(004990)는 디자인경영센터를 신설하고 배상민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초대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꾸렸던 롯데지주는 12월부로 ESG경영혁신실 산하 경영혁신팀, 바이오팀, 헬스케어팀을 신성장 1, 2, 3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각 사업 M&A에 주력한다. 헬스케어팀 부문은 삼성전자에서 헬스 서비스·플랫폼 총괄 파트장 출신의 우웅조 상무가, 바이오 부문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근무했던 이원직 상무가 이끌고 있다. 
 
롯데는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를 도입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해 나간다.
 
HQ 조직은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시너지 도모로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으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BU 체제는 주요 현안들에 대한 보고가 '계열사-BU-지주를 거쳐 신 회장으로 올라가는 보고 체계를 거치는 등 의사 결정 속도가 느렸고, 사업 실행속도가 더딜뿐 아니라 기존 계획도 축소되는 경우도 있었다. 신 회장은 이러한 조직을 개편해 HQ가 시장 변화를 빠르게 읽어 자체적인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활발한 투자 진행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롯데 인사에서는 롯데쇼핑과 호텔에 정통 롯데맨이 아닌 인사가 선임된 만큼 유통 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M&A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 사장을 역임한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는 이커머스 부문에서 경쟁력 강화 위한 M&A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또,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도 대규모 채용에 나서며 핵심자원인 IT 인재뿐 아니라 M&A 관련 인재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앞서 올해 하반기 진행된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신사업 발굴 및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는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스타트업 등 그룹에 반전을 가져다줄 매물을 꾸준히 탐색하려는 행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공격적 경영으로 외형을 넓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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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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