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555억원 규모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전주 을·무소속) 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강동원)는 12일 555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 자금을 배임·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상직 의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스타항공 그룹의 창업자이자 총수로서의 지위와 계열사에서 자신의 절대적 권한과 지배력을 악용해 기업을 사유화하고, 이스타항공 주식을 현저하게 저가에 매도함으로써 그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챙김과 동시에 주식거래의 공정성을 교란시켰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이스타항공 그룹 내에서 가지는 절대적 영향력을 이용해 범행의 계획부터 실행에 이르기 모든 과정을 전적으로 장악하고 주도했으며 관련 임원·실무자에게 그에 관한 사항을 명시적·묵시적으로 지시하거나 그들로부터 보고를 받는 등의 방법으로 구체적으로 가담했음에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 커녕 모든 책임을 부하직원들에게 돌리면서 자신은 검찰의 표적수사 희생양이 된 것처럼 변명하고 있다”며 “나아가 이 사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관련 회계자료 등을 인멸하거나 허위의 자료들을 작출하는 행위까지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회사들이 입은 피해금액도 수백억원에 이르고, 피고인의 1인 회사가 아닌 새만금관광개발이나 이스타항공에 발생한 손해액만 하더라도 최소한 수십억원 이상에 이르는 거액”이라며 “피해금액 일부가 변제됐다는 등의 사정이 있기는 하나 이는 또 다른 범행으로 영득한 금액으로 돌려막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이 사건 범행을 공모했다는 판단이다.
이 의원은 2015년 11월~12월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544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신의 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105억원에 넘겨 회사에 43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의원은 2016년∼2018년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치를 임의로 상향 또는 하향 평가하고 채무를 조기 상환하는 방법으로 계열사에 56억여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해외에서 샤넬·루이비통 등 명품 구매와 관광비용 등으로 1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사용하는 등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가족을 이스타항공 계열사 직원으로 등록하고 급여를 빼돌리는 수법 등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2013년~2019년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돈 59억여원을 빼돌려 개인 변호사 비용과 생활비, 딸이 몰던 포르쉐 임차와 관련한 계약금 및 보증금, 딸 오피스텔 임대료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의원의 횡령·배임 금액을 총 555억원 규모로 산정했다. 다만, 이날 재판부는 이 의원의 범행 금액을 70억원 가량으로 봤다.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지난달 3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