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성남도개공 실무자 "화천대유 요청으로 1공단 사업서 제외"

"개발 계획 수정, 성남시 방침으로 기억"
"대장동 단지 용적률 상향 조정도 성남시 결정"

입력 : 2022-01-17 오후 5:56:26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성남시 방침에 의해 당초 계획과 달리 대장동과 제1공단(수정구 신흥동 소재) 결합사업이 분리 진행됐다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당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대장동-제1공단 결합사업 분리를 요청했으며, 성남시 주무부서인 도시재생과와 공사 내부에선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나 시에서 최종적으로 화천대유 측 요청을 받아들여 2016년 2월 개발계획을 변경, 추진했다는 증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는 17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남욱 변호사·정민용 변호사·정영학 회계사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성남도시개발공사 팀장 A씨는 2016년 초 대장동-제1공단 사업 분리 진행에 대해 “저뿐 아니라 (성남시 도시재생과, 공사) 내부에서 분리하는 게 맞느냐는 의견들이 있었고, (사업이 분리 진행되면) 제1공단 공원화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염려가 많았다”며 “불안감이 있다 보니 (도시재생과에서) 계약이행 확약서나 특약 등 보고서들을 추가적으로 제출했었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담당했던 개발사업1팀 소속 실무자다.
 
A씨는 화천대유에서 제1공단을 사업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느냐는 검찰 측 질의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당초 성남시는 대장동을 친환경 주거단지로, 제1공단을 여가 휴식 공간으로 각각 꾸미는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2016년 1월 돌연 계획을 수정하기로 하며 결합사업은 분리됐다.
 
검찰 측은 2016년 1월 ‘대장동-제1공단 공원화 사업 결합’ 개발계획 수정 보고서를 제시하며 누구의 방침을 받은 것이냐고 묻자 “(성남)시의 방침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개발계획을 수정하려면 최종적으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결재를 받아야 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변했다.
 
정민용 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팀 차장(투자사업파트장, 불구속 기소)이 당시 이 시장을 찾아가서 개발계획 수정 보고서에 서명을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사업팀에서 개발사업1팀에 시의 방침을 전달한 것은) 도시재생과에서 (대장동-제1공단 분리에 대해) 어렵다고 하는 입장에서, 소위 말하는 ‘위에서 찍어 누르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어 실무 입장에선 안 좋았다”고 말했다.
 
또 같은 해 11월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변경계획인가’에 따라 대장동 아파트단지 용적률이 높아진 것도 “성남시에서 최종 결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장동 내 4개 아파트단지(A1, A2, A11, A12블록)를 직접 시행한 화천대유는 용적률이 180%에서 195%로 15%p씩 상승함에 따라 1300억원의 분양 매출을 추가로 올린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 밖에 검찰 측이 성남의뜰 이사 3명이 적다고 생각했냐는 질문에 A씨는 “하나은행 측에서 (성남의뜰 이사를 3인이 아닌) 4인으로 구성하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주주협약과 정관에 따라 성남의뜰 이사회는 3명으로 성남도개공과 하나은행 화천대유가 각각 1명씩 추천한 인사로 구성됐다. 이사 3명 중 2명은 하나은행 등 민간 측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로 채워졌다.
 
다만 “(이사회가 4인) 짝수로 하면 의사 결정과정에서 충돌이 날 수도 있다 보니 나중에는 기존계획대로 3인으로 됐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담당자 A씨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위 의혹 사건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신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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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