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승인…LCC, 시장 재편 대응

티웨이, 상반기 대형기 3대 도입…향후 중·장거리 노선 취항
"10년 시정 조치 과도하게 길어…국내 슬롯 즉시 이전해야"
학계 "국가 차원 합리적 재분배 위한 추가 노력 필요" 주장도

입력 : 2022-02-22 오후 2:01:59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저비용 항공사(LCC)에 노선을 확보할 기회가 늘었다. 일부 LCC는 상반기 대형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항공 시장 재편에 대비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결합일로부터 10년간 운임 인상과 공급량 축소 등이 제한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에서 슬롯(공항 이용 가능 시간)·운수권(특정 국가 취항권) 재배분으로 국내 LCC에 새 기회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조성욱 위원장은 "국제선 장거리와 중·단거리 노선에서 경쟁 압력을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은 항공운송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매우 긴요한 사항"이라며 "국내 LCC 등의 적극적인 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결합과 관련해 LLC 중 티웨이항공(091810)이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기존 보잉 B737-800 단일 기종 체제를 벗어나 상반기 중 대형기인 에어버스 A330-300을 3대 도입한다. 
 
첫 대형기는 이달 말 들어와 다음 달 말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된다. 향후 싱가포르와 호주 시드니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과 화물 운송 등에도 쓰인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지금 준비하는 장거리 노선을 위주로 준비할 계획"이라며 "(슬롯·운수권 재분배는)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로 이뤄질지 나오지 않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포~제주 등 국내선에 대한 구조적 조치로 국내 공항 슬롯을 이전하도록 한 기간이 기업 결합일로부터 10년으로 과도하게 길어 국민 편익 저해가 우려된다"며 "국내선 슬롯 이전은 외국 항공사나 외국 정부 등 조치가 필요 없이 국내 시행 조치로 가능하므로 즉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촉진해 경쟁 환경을 만들고자 슬롯·운수권 관련 시정 조치를 받아들인 것 같다"면서도 "통합 항공사가 촘촘한 네트워크를 토대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함에도 이런 효과가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대형사 시정 조치 이후 LCC 노선 분배에 대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환율과 유가,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아시아나 합병 과정에 많은 노선이 제한되는 부분이 앞으로 통합 항공사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며 "LCC들이 단거리 노선에서 어느 정도 커버되리라 생각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합리적인 재분배를 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한 2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양사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 (사진=뉴시스)
 
공정위는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조건부 결합 승인을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 2019년 탑승객 수 기준 세계 시장 44위와 60위의 결합으로 10위권 진입의 첫발을 딛게 됐다.
 
다만 공정위는 양사 노선 중첩 등을 고려해 국제선 65개 중 26개 노선과 국내선 22개 중 14개 노선에 대해 슬롯·운수 이전 등 구조적 조치를 부과했다. 노선별·분기별·좌석 등급별 평균 운임을 2019년 운임 대비 물가 상승률 이상 인상을 금지하고, 공급 좌석 수도 같은 해 수준 일정 비율 밑으로 줄이지 못하게 했다. 시정 조치 이행 기간은 결합일로부터 10년이다.
 
공정위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 미주 5개 노선, 바르셀로나 등 6개 유럽 노선, 장자제와 칭다오 등 5개 중국 노선, 팔라우와 프놈펜 등 6개 동남아 노선, 일본 나고야 노선 등에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6개 경쟁 당국 승인까지 마치면 대한항공 계열 LCC 진에어(272450)와 아시아나 계열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결합도 진행된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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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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