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멕시코 'FTA 협상' 14년 만에 재개…'공급망 강화' 논의

상반기 1차 협상 개최…국내 기업, 자동차·철강 등 수출여건 개선 기대

입력 : 2022-03-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한국과 멕시코가 수교 60주년을 맞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의 FTA 협상 재개는 지난 2008년 협상 중단 이후 14년 만이다. 이번 협상으로 양국은 공급망 강화,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분야에 대한 전략적 통상협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타티아나 클로우티에르(Tatiana Clouthier) 경제부 장관과 한·멕 통상장관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양국은 상반기 중 1차 협상 개최를 목표로 이달 중 예비협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국과 멕시코의 FTA 협상은 지난 2008년 중단 이후 여러 차례 재개 시도가 있었다. 반면 멕시코 측은 자국 산업계의 우려를 이유로 협상 재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이후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멕시코가 아시아와 중남미 진출의 교두보이자 공급망 다변화의 거점으로서 전략적인 통상협력이 필요하다는 양국 간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FTA 재개가 이뤄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1년도 기준 멕시코는 한국의 중남미 1위 교역국이고 한국은 멕시코의 아시아 2위 교역국이다.
 
멕시코는 우리나라 10대 수출국 가운데 홍콩, 대만을 제외한 유일한 FTA 미체결국이다. 한국에게는 지정학적으로는 북미와 남미 지역을 잇는 위치에 있고 북미·남미·아태 지역을 아우르는 FTA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다.
 
특히 자동차(15~20%), 철강(15%), 냉장고(10~15%), TV(10~15%) 등 멕시코의 높은 관세율과 양국 간 상호보완적 무역구조를 감안할 때 FTA 체결 시 자동차, 철강 등 우리 업계의 수출 여건이 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난 2005년 멕시코와 무역협정이 발효된 일본과의 상대적 경쟁 열위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주로 자동차·철강·평판디스플레이·반도체 및 합성수지 등을 수출하고 멕시코는 원유·광물 및 농축산물, 자동차부품 등을 수출한다.
 
여 본부장 이번 회담에서 "한·멕 FTA는 양국 통상당국의 오랜 숙제였다"며 "공급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에 양국 간 FTA 추진은 양국 경제 관계를 새롭게 도약시키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 본부장은 홀리오 호세 프라도(Julio Jose Prodo) 에콰도르 생산통상투자수산부 장관과 화상회담을 개최하고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협상 재개를 선언하고 중남미 자원 부국인 에콰도르와의 공급망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멕시코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해 10월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소렌토에서 타티아나 클로우티에르(Tatiana Clouthier) 멕시코 경제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는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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