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야권 단일화에 "윤석열의 협박 정치"

지역위원장에 바닥 민심 등 조사한 민주당
"윤석열에 유리하지만 않다", "이재명으로 지지올지 불투명"

입력 : 2022-03-04 오전 11:37:49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에 이면합의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윤 후보가 안 대표 정치적 약점을 잡는 방식의 ‘기획된 협박 정치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일단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로 인해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보고, 향후 여론 향방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4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단일화가 물 건너갔을 때 나왔던 소위 진행 일지 파일의 제목에 ‘못 만나면 깐다’했던 게 어떤 구체적인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일종의 협박 정치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 측은 지난달 27일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결렬 소식을 발표하면서 ‘협상 일지’를 공개한 바 있다. 문제는 해당 문건 파일 속성에 ‘정리해서 못 만나면 깐다’는 문구가 적혀 있어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윤 원내대표는 “안 후보에게 보내는 공개 협박 메시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왜냐하면 안 후보는 단일화 문제까지만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합당 합의까지 하고 나왔다. 그것도 한밤중에”라고 지적했다. 이어 “밀실에서 두 후보가 만나 합당까지 합의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문이 가는 대목”이라고 꼬접었다. 
 
그는 “외형은 합당이라든가 공동정부, 이렇게 지분을 나눈 것 같지만 사실은 안 후보의 정치 생명을 놓고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의문이 든다”며 “뭘 까냐는 거냐”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안 후보를 향해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지금까지 가져왔던 소신을 버리고 양당 정치 품 안에 투항해 들어갔다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며 “지지자들에게 해명해야 될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제주시 도두1동 민속오일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에게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로 인해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보면서도 여론의 향방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우상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온라인 상응로 여론의 향배, 안 후보의 지지층의 움직임, 중도·부동층, 밑바닥 현장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체크해봤다”며 “상당한 반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국민의당 게시판도 난리가 났고, 어제 지역위원장들에게 호프집 등 현장 바닥을 돌아다녀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하는 말이 ‘저녁 안주가 전부 안 후보에 대한 비판이더라’고 했다”며 “역풍이 부는 게 확실하지만 그 바람의 강도가 어떤지는 하루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여론조사기관 조사를 보면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양보할 경우 안 후보의 지지층이 일방적으로 윤 후보에 흡수되는 현상은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다”며 “마지막에 7.8% 남아 있던 안 후보 지지층은 대체로 반윤석열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보 등록 전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저희가 굉장히 고전했을텐데 막판에 (단일화가) 기형적으로 이뤄져 윤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그렇다고 이재명 후보에게 (지지가) 올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이 지난2월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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