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홍준표·김재원·유영하…보수 심장 '대구시장' 경쟁 후끈

권영진 "윤석열과 깐부 누구냐…발전 위해 한번 더"
홍준표 "대구 리모델링"…인지도 앞서지만 공천룰 발목
김재원 "대구에 기여"…원조 친박, 박근혜 지원사격 기대
유영하, 박근혜 달성사저 입주 후…"피하지 않겠다"

입력 : 2022-03-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장 후보를 차지하려는 국민의힘 경선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권영진 시장이 재선 의사를 밝혔고,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의 출마도 거론된다.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에 성공한 상황에서 누가 '보수의 심장' 대구의 시장이 되느냐는 당내 역학구도를 보여줄 축소판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6월1일 치러지는 8회 지방선거가 28일을 기준으로 단 65일만을 남겨뒀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자는 선거 60일 전까지 해당 지방자치단체로 주소지를 옮겨야 하는 만큼 이번 주엔 선거 출마자의 면면이 확실히 가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선 대구시장 후보를 놓고 벌써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자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기반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에 성공한 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한 상황과 맞물려 이번에 당선될 대구시장은 곧 '보수의 선봉'으로서 차기 대권도 노릴 수 있다.
 
1월24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오미크론 확산 대응을 위한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건 현직인 권영진 시장과 홍준표 의원,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다. 권 시장은 대구 발전을 위해선 자신이 한번 더 대구시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깐부론'도 꺼냈다. 그는 23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다음 (대구)시장은 누가 더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춰 대구 발전을 이끌 적임자냐, 윤석열 대통령과 누가 깐부냐, 동지가 누구냐를 선택해야 지역 발전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대구시장 출마하는데 갑론을박이 있는 줄 알지만 대구시민과 당원만 보고 간다"며 "대구 리모델링도 새롭게 하고 쇠락해 가는 대구의 영광도 되찾겠다"라면서 출마를 공식화했다. 홍 의원은 국회의원 5선에 재선 경남도지사, 19대 대선 후보, 현직 대구 수성을 의원 화려한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인지도 측면에선 어떤 후보보다 앞선다는 평가다. 특히 수성을에서 당선된 21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음에도 미래통합당 소속의 이인선 후보를 꺾어 대구에서의 득표력을 입증했다.
 
4일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20대 대선 사전투표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홍 후보에겐 공천룰이 관건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최근 현역 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당내 경선 점수에서 10% 감점하고, 최근 5년 이내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자는 15% 감점을 적용키로 정했다. 문제는 홍 의원이 두 항목에 모두 해당, 총점에서 25%나 감점된다는 점. 이에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선을 앞두고 당의 방침대로 총선 때 탈당했던 사람들을 대사면하고 모두 입당시켰다"며 "그렇게 해놓고 사면된 사람들에게 페널티를 부과하는 게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느냐"면서 연일 비판을 쏟아내는 중이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지난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를 하면서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대구는 25년간 전국 지역내총생산(GRDP)이 꼴찌를 유지할 만큼 쇠퇴하고 있어서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크겠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17대 대선 한나라당 경선에선 박근혜 후보 대변인을 했고,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뒤엔 대통령 정무특보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원조 친박으로 꼽힌다. 이에 지난 24일 달성군 사저에 입주한 박 전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2021년 11월24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회동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김 전 수석은 홍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발목을 잡는 공천룰 확정의 당사자 중 한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이른바 '25% 감점’ 공천룰을 정하는 최고위 회의에 김 전 수석이 최고위원이 참석한 것. 결국 김 전 수석이 잠재적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해 '셀프 공천룰'을 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박 전 대통령의 달성군 사저 입주와 맞물려 최근 유영하 변호사의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되고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을 때 줄곧 박 전 대통령을 변호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을 때도 유일하게 접견이 허락됐을 정도로 신임을 얻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입주하면서 "제가 대통령으로서 이루지 못한 꿈은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며 "좋은 인재들이 고향인 대구에서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나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한 건 유 변호사의 대구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 유 변호사는 지난 26일 지역 언론인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대구시장 출마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대구시장 출마설 이야기가 돌면서 조금 당혹스럽지만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지금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구는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향수가 강한 터라 유 변호사가 출마해 박 전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받게 된다면 당내 경선에서부터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직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하러 이동하고 있다. 유영하 변호사(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도 박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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