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가구시장 크는데 실력발휘 못하는 이케아…국내 도전 줄줄이 쓴맛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문 닫고 계룡점 출점도 무산

입력 : 2022-04-04 오후 4:42:49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코로나19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가구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가구 공룡 이케아는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 시범 운영했던 새로운 서비스는 구체적 성과를 거두지 못해 접고 있고, 신규 출점 계획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신도림에서는 전시 제품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2020년에만 해도 코로나19 수혜 기업으로 손꼽혔다. 2020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액 66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5032억원) 대비 31.2%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매출액은 68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장세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케아는 지난 2014년 국내 진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케아코리아가 속한 잉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이케아코리아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2020 회계연도 대비 2021 회계연도에 소폭 줄어들었다. 2019 회계연도 기준 잉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이케아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0.96%, 2020 회계연도는 1.32%로 전년비 0.36%p 늘었으나 2021 회계연도에서는 1.28%로 비중이 0.04%p 줄었다. 올해 회계연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신도림 매장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도 별다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케아코리아는 2020년 4월 더 가깝고 편리하게 홈퍼니싱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국내 첫 도심형 접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를 선보였다.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신도림’을 열고 시범 운영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뿐 아니라 유통 환경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플래닝 스튜디오 형식이 이케아의 다채로운 쇼핑 경험을 즐기고자 하는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케아코리아는 플래닝 스튜디오를 오는 24일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플래닝 스튜디오에서는 제품 상담을 할 수 있고 견적을 받을 수 있지만 직접 물건을 구매할 수는 없다. 이런 점이 구매자들의 발길을 이끌지 못한 요인이 된 것으로 이케아코리아 측은 분석하고 있다. 현재 플래닝 스튜디오에서는 매장 전시제품을 특별 할인하고 있다. 최대 90%의 할인이 시작된 지난 1일 이후 이미 대다수 물건이 판매된 상태다.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신도림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플래닝 스튜디오의 본래 콘셉트에 대해 “사람들이 아직도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케아코리아의 계룡점 출점 계획도 무산됐다. 계룡점 쇼핑몰 개발사업 파트너사의 계약 미이행 때문이다. 이케아코리아는 결국 공동개발 합의서를 해지했고, 조건부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토지를 반환했다.
 
이처럼 각종 신사업들이 무산되면서 이케아로서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타 가구업체들이 이케아 쇼룸에 버금가는 대형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면서 이케아만의 새로운 차별화 전략을 다시 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케아는 옴니채널(Omni-Channel, 어떤 유통채널에서도 동일한 서비스·제품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전략)을 강조하며 이케아 매장 밖에서 제품을 찾을 수 있는 '외부 픽업 포인트 서비스'를 출시하고 배송비를 세분화하는 한편 당일·익일 배송 지역도 늘렸지만 분위기 전환에 미치지는 못한 모습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 시장에서 온라인과 미디어 영향력을 통한 판매와 마케팅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너나할 것 없이 여기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케아는 그렇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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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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