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료 실적 추락, 삼화페인트 '이차전지'에 사활 걸었다

열 폭주 지연·화염 확산 방지 기술 앞세워…이차전지 소재 14종 등 공개
카르텔 벽·중국 저가 공세에 사업화 '난항'
도료 영업익 반토막에 신사업도 진입 장벽

입력 : 2026-03-11 오후 5:03:34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삼화페인트(000390)공업이 도료 사업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삼화페인트는 이차전지 관련 사업화를 위해 여러 기업과 접촉하고 있지만 높은 진입 장벽 탓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삼화페인트공업 부스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11일 삼화페인트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 전시회에 참가했습니다. 전시회에서 삼화페인트는 '배터리 순환 솔루션'이라는 주제로 이차전지 소재 14종, 전기 인프라 소재 2종, 분산 기술 4종 등을 공개했습니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삼화페인트의 열  폭주 지연 코팅제가 전시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삼화페인트의 핵심 제품은 '열 제어 소재'입니다. 열 제어 소재는 우수한 열 전도성과 절연 특성으로 배터리 과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합니다. 삼화페인트에 따르면 열 폭주 지연 코팅제의 경우 화재 발생 시 5~10분 정도 화재를 지연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통해 화재 확산을 지연시키고 충분한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버스바(Busbar·배터리 셀에 삽입돼 전기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용 화염 확산 방지 도료의 경우 업그레이드를 거쳐 현재 1200도의 토치로 10분간 가열해도 양 극단으로 화염이 번지지 않는 수준으로 기술력이 올라왔습니다.
 
전시회에서 만난 삼화페인트 연구소 관계자는 "내화도료 개념에서 착안해 배터리에 적용하게 됐다"며 "이런 기술은 도료 업체에서 매우 잘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적으로 개발이 완료된 제품이 있지만 실제 납품으로 이어질 고객사를 찾는 데에는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가장 어려운 점이 컨택 포인트를 찾는 것"이라며 "기존 업계의 카르텔이 있기 때문에 진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현재 삼화페인트는 일부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전기차 제조업체 등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제품을 납품한 기업들과의 관계를 선호하는 탓에 초기 진입은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셉니다. 소량 생산 단계에서는 단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전까지는 가격 경쟁에서 열위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삼화페인트 측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간 상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다른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삼화페인트는 중견기업으로서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국내에 관련 전략이 세워지지 않아 글로벌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글로벌 표준을 먼저 만들기 위해 지원하고 대기업과 중견기업 간 상생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삼화페인트 신사업의 유의미한 매출은 올해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회사 측은 내년을 기점으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본격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본 사업인 도료 실적은 건설 경기 영향으로 부진합니다.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6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9.7% 급감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49.7% 빠진 78억원에 그쳤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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