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D-4②)이창용호 경제·금융 밑그림은…19일에 쏠리는 눈

19일 이창용 한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
중장기적 측면의 한은 경제·금융 밑그림 파악 기회
이론·실무·국제 경험 두루 살려 복합적 통화 정책 방향 설정할 듯

입력 : 2022-04-11 오전 4:00:05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오는 19일 예정된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첫 청문회인데다 8년 만에 바뀌는 통화 정책 수장의 경제 철학이 다각도로 검증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청문회는 앞으로 중장기적 측면에서 이창용호 한은의 경제·금융 밑그림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는 이 후보자가 당장 산적한 기준금리 인상, 물가 안정 현안에 주력하겠지만, 경제·금융 분야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만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한 통화 정책의 청사진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재산을 둘러싼 검증과 함께 통화 정책 관련 입장을 두고 질의가 이어진다. 이 후보자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전반적 시각, 추후 한은의 통화 정책 방향 설정, 물가 안정에 대한 한은의 역할론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 후보자가 그간 공식 석상에서 밝힌 일부 주장들로 유추해 볼 때 아직 '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 성향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글로벌 경제·금융 전문가로서 기준금리 등 단편적 요인에 골몰하지 않고 최대한 거시적 시각에서 국내 통화 정책 문제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이창용 후보자는 역대 한은 총재들 중에서도 매우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고위직인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에도 올랐다. 이 국장이 이론, 실무, 국제 경험까지 두루 갖춘 경제·금융 전문가로 평가받다 보니 향후 한은의 통화 정책 문제를 총체적·복합적 시각에서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최근 공식 석상에서의 일부 발언에도 그의 유연한 시각이 드러난다는 평이다. 이 후보자는 이달 1일 "정책을 할 때 중앙은행은 당연히 물가를 더 비중을 두고는 보겠지만, 통화 정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통화정책, 재정정책, 구조조정 정책 등을 전반적으로 다 같이 봐야 한다"며 "각각의 정책이 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안 가도록 가능하면 서로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파, 비둘기파로 나누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데이터 변화에 따라 어떨 때는 매파가 되기도 하고 비둘기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7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방안을 묻는 질의에 "팬데믹 과정에서 한계기업에 투입됐던 자원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및 신산업 육성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구조조정에 주력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과감한 답변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확대되고 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이 커지는 녹록지 않은 시기에 맞닥뜨린 이 후보자는 당분간 기준금리 문제에 골몰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문제뿐만 아니라 그간의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복합적 통화 정책 방향을 제시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후보자가 국제통이라는 점도 대단히 중요하다. 해외 경제 현안을 분석하고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환율, 물가, 통화 정책 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외환 숨통을 트이게 하기 위해 작년 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를 추진할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는 이 후보자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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