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D-4③)"기준금리 인상, 선택 여지 없다…연내 2% 넘을 수도"

기준금리 인상 두고 전문가 다수 "선택 여지 없다"
물가 상승세 가팔라지면서 유동성 회수 절실한 시점
미국 보폭 맞춰 금리 조정해야…2% 이상 목표 수정 필요
스태그 우려에 완만한 속도 조절 필요하다는 의견도

입력 : 2022-04-11 오전 4:00:1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전문가들은 올 한해 한국은행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단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각종 국내 경제 지표 상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화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물가 안정을 제1 목표로 삼는 한은 입장에서 이를 방치할 수 없어서다.
 
국내 물가 문제도 그렇지만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더욱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 요구된다. 최근 미국이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경기 침체에 대응한 '제로 기준금리' 정책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전 세계가 반강제적인 통화 긴축 경쟁 시대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10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정도 및 전망'을 문의한 결과, 상당수가 기준금리 인상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반응이다.
 
경제 전문가 5인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정도 및 전망 조언. (제작=뉴스토마토)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얼마나 오를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지속적인 인상이 불가피한 시점을 맞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어 이를 어느 정도 제어하기 위한 유동성 회수가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며 "물론 다른 물가 안정 정책이 병행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금리 인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데 있어 글로벌 긴축 동향 흐름은 주요 고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미국의 통화 정책 보폭에 맞춰 금리를 조정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연초 한은이 제시한 대로 연말 즈음이면 기준금리 2%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흐름 추세에 맞춰 국내 기준금리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따라가 줘야 할 것 같다"며 "특히 한은의 기존 전망치인 연내 2% 도달 목표도 상향 수정돼야 할 것이다. 미국이 이미 2%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기준금리가 정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제가 총체적 문제로 빠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상 지속은 필수라는 지적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가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상태로 장시간 유지하기란 어렵다"며 "국채 시장의 경우 이번 금리 인상 흐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문제는 중앙은행이 유동성 관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즉 물가를 잡는데 고통은 더욱 커져가는 형국"이라며 "물가 상승의 악순환에 빠지면 경기가 나빠지고 외환 수급도 어려워진다. 또 국가 채무 관리도 어려워져 경제가 총체적인 난국에 빠질 수 있다. 유동성을 관리하려는 확실한 신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최대한 완만한 속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들보다 그 정도가 크지는 않다고 판단된다"며 "또 우리 경제는 물가가 오르지만 경기 침체도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상존해있다. 경기가 추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게다가 현시점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고 외국인 자금 유출이 뚜렷한 상황도 아니다"라며 "미국 보폭에 맞춰 기준금리를 올리되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해나갈 필요가 있다. 연내 세 차례 정도 금리 인상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10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정도 및 전망'을 문의한 결과 상당수는 글로벌 긴축 시계 동참이 불가피하고 국내 인플레이션 문제도 당초 예상보다도 심화하고 있는 만큼 한은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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