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어라 못하니"…청소년 술·담배 구매 더 쉬워져

술·담배 '구매용이성' 7.8%포인트 증가
남학생보다 여학생 구매 2배 이상 쉬워
우울감·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지표 악화

입력 : 2022-04-28 오후 5:31:10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청소년들의 담배·술 구입이 팬데믹 이전보다 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일상화에 따라 담배·술 구매를 시도하는 청소년 얼굴을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남학생보다 담배·술 구입이 2배 이상 더 손쉬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코로나 기간에는 청소년의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지수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관리청이 28일 발표한 '제17차(2021년) 청소년건강행태 조사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중1~고3) 중 최근 30일 동안 하루 이상 흡연한 사람은 남학생 6.0%, 여학생 2.9%로 나타났다. 2020년에 비해 남학생의 흡연율은 똑같았고 여학생 흡연율은 0.2%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 있다'고 답한 학생 비율은 남학생 12.4%, 여학생 8.9%로 조사됐다. 남학생은 전년 대비 0.3%포인트 늘었고, 여학생은 0.2%포인트 줄었다.
 
장기적으로는 청소년 흡연율과 음주율 모두 감소 추세다. 흡연율은 남학생의 경우 2007년 17.4%, 여학생은 2006년 9.2%로 정점을 찍고 줄어들고 있다. 음주율도 남학생은 2006년 30.5%, 여학생은 2005년 26.9%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향 추세다. 
 
하지만 편의점이나 가게에서 담배, 술을 구매하려고 시도한 학생 중 살 수 있던 학생 비율을 나타내는 구매용이성은 전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담배 구매용이성은 67.0%에서 74.8%로 전년보다 7.8%포인트 상승했다. 술 구매용이성도 63.5%에서 71.3%로 7.8%포인트 상승했다.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담배·술 구입이 더 쉬웠다. 담배의 경우 여학생의 남학생의 구매 용이성은 5.4%포인트 증가했지만 여학생은 13.7%포인트 늘었다. 술도 마찬가지로 남학생의 구매용이성은 5.3%포인트 늘었지만 여학생은 12.4%포인트 증가했다.
 
중학생의 담배 구매용이성은 55.1%로 전년 39.4% 대비 15.7% 포인트 증가했다. 술 구매용이성은 48.5%로 같은 기간 12.4%포인트 늘었다.
 
정신건강 관련 지표도 다소 악화됐다. 우울감 경험률은 남학생 22.4%, 여학생 31.4%로 전년 대비 각 0.7%포인트, 2.3%포인트 증가했다. 우울감 경험률은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 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외출에 제한이 있었지만 신체활동 실천율은 개선됐다. 일주일 중 5일 이상이면서 하루 60분 이상 숨이 찬 정도의 신체활동을 한 비율은 남학생 20.7%, 여학생 8.1%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각 0.8%포인트, 0.4%포인트 오른 수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021년 조사결과 청소년의 흡연, 음주율은 전년과 유사하고 신체활동은 다소 개선됐지만 건강한 식습관 형성과 정서적 안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 상황 이후 1, 2차년도 결과가 다른 양상을 보인 신체활동, 정신건강 지표에 대해 관련 요인 등 심층분석을 실시, 감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건강행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05년 도입된 이후 매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의 800개 학교에 재학 중인 중1~고3 학생 약 6만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질병관리청이 28일 발표한 '제17차(2021) 청소년건강행태 조사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중1~고3) 중 최근 30일 동안 하루 이상 흡연한 사람은 남학생 6.0%, 여학생 2.9%로 나타났다. 사진은 학생들이 모여 있는 대치동 학원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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