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리아 잡는다"…안과질환 치료제 경쟁 치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 임상 막바지 단계 진입
제형 특허로 경쟁력 확보…경구제 선점 노력도

입력 : 2022-05-04 오전 8:00:00
리제네론 '아일리아'. (사진=리제네론)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업체들이 황반변성 등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 확대에 발맞춰 블록버스터 제품에 버금가는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아일리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93억8470만달러(약 1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일리아 적응증은 노화로도 발병할 수 있어 치료제 수요는 많지만 치료 옵션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리제네론은 물질특허가 유지되는 기간 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
 
국내에선 아일리아 물질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기 위한 물밑작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068270), 알테오젠(196170) 등이 있다.
 
먼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0년 6월부터 한국 등 총 10개국에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 449명을 대상으로 'SB15' 임상시험 3상을 진행해 최근 종료했다.
 
임상에선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일리아와의 유효성, 안전성, 약동학 및 면역원성 등을 비교했다. 임상 결과는 추후 학회나 논문 등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SB15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시를 앞둔 두 번재 안과질환 치료제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또 다른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을 개발해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향후 SB11 출시에 이어 SB15 허가까지 나온다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총 두 개의 안과질환 치료제를 갖춘 기업이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SB15는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획득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에 이은 두 번째 안과질환 치료제"라며 "SB15 개발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에게 바이오시밀러 치료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 임상 3상 환자모집을 끝마치고 시험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독일, 스페인 등 총 13개국에서 개시된 임상 3상은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셀트리온은 임상에서 아일리아와 CT-P42의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비교한다.
 
셀트리온은 아일리아 물질특허 종료 시점에 맞춘 제품 출시 계획을 갖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아일리아는 미국에선 내년 11월, 유럽에선 오는 2025년 5월 물질 특허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CT-P42 개발로 치료제 개발 영역을 확장한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임상 3상에서 아일리아와 비교해 유효성, 안전성을 평가한다"라며 "CT-P42는 기존 항암제나 자가면역질환에서 안과질환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진=셀트리온)
알테오젠은 제형 특허를 기반으로 아일리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알테오젠은 최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ALT-L9'의 프리필드시린지(사전 충전 주사) 제형으로 특허협력조약(PCT) 출원을 완료했다. 이번 특허는 알테오젠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낸 세 번째 특허다.
 
프리필드시린지는 1회 투약량에 맞춰 제작되는 형태다. 유리병(바이알)에 담긴 치료제를 주사기로 뽑아 소분할 필요가 없어 의료진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오염으로 인한 감염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최근 국내 허가를 받은 노바백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도 프리필드시린지 형태다.
 
통상 프리필드시린지는 유리 주사기에 담기는 데 비해 알테오젠은 플라스틱 용기를 선택했다. 실리콘 오일을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용기의 특성상 투약 과정 중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알테오젠은 내년 말 글로벌 임상 3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허가 후에는 제형, 제법, 프리필드시린지 등 출원을 마친 특허로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제형, 제법, 프리필드시린지까지 지적재산권을 모두 확보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며 "이런 특허들이 연간 9조원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아일리아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한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시밀러 대신 경쟁약물을 개발하면서 투약 편의성을 개선하려는 국내 기업도 있다. 최근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치료제 'CU06'을 개발 중인 큐라클(365270)이다.
 
CU06은 눈에 바늘을 찔러 치료제를 투여하는 아일리아나 바아이오시밀러와 달리 알약 형태의 경구치료제다.
 
큐라클이 주사제 대신 경구 투여 방식을 선택한 것은 환자 편의성과 선제적 치료 때문이다. 큐라클에 따르면 주사 형태의 안과질환 치료제 투여는 출혈이나 고혈압, 단백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 효과 측면에선 초기 경증환자 대상 경쟁력이 있다는 게 큐라클 측 설명이다. 아일리아는 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제(anti-VEGF)로 단일 타깃을 억제해 16~33%의 환자만 효과를 볼 수 있다.
 
큐라클 관계자는 "CU06은 다중인자에 작용하기 때문에 anti-VEGF 에 비해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기존 치료제에 효과가 불충분한 환자 또는 초기 경증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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