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상반기 결산)코로나 백신 희비…경쟁력은 '우뚝'

셀트리온,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개발 잠정 중단
SK바이오사이언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허가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지정…국제 무대서 역량 인정

입력 : 2022-07-01 오전 7:00:00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사진=셀트리온)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2년여간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바이오 기업 대표주자들의 명암이 상반기 끝무렵에 엇갈렸다. 업계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되는 등 국제무대에서 역량을 인정받는 시기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9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코로나19 합성항원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이하 스카이코비원)'를 품목허가했다. 이번 허가로 한국은 미국, 영국에 이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모두 보유한 전 세계 세 번째 국가가 됐다.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의약품 중 우리나라에서 먼저 선보인 쪽은 지난해 2월 허가된 셀트리온(068270)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였다.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이자 국산신약 32호로 이름을 올린 렉키로나는 국내에서 사용처를 점차 넓히는 한편 해외에서도 각국 승인을 받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특히 유럽에선 현지 당국 산하 위원회의 승인 권고 의견을 획득한 지 하루 만에 정식 품목허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순항하던 렉키로나의 발목을 붙잡은 복병은 오미크론이었다. 렉키로나가 오미크론에 낮은 활성을 나타낸다는 국내 당국의 판단으로 공급이 중단된 것이다.
 
이후 셀트리온은 오미크론발 엔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솔루션 강화의 일환으로 또 다른 항체 후보물질 'CT-P63'을 추가한 흡입형 칵테일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 프로젝트는 루마니아 임상시험 3상 승인으로 탄력을 받는 듯했으나 셀트리온이 투자 대비 낮은 사업성, 국제적인 코로나19 상황 변화를 고려해 개발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일시 중지된 상태다.
 
대안은 mRNA 백신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다. 셀트리온은 "팬데믹 초기부터 구축해온 코로나19 대응 칵테일 후보항체 풀(Pool)에 대한 관리와 연구는 지속하고, 광범위한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연구 및 평가는 지속한다"면서 "향후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는 mRNA 백신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개발 플랫폼 연구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으로 허가된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 기업과 비교하면 늦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국산 백신 개발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첫 국산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은 국내뿐 아니라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해외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첫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엔데믹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향후 개발 방향을 설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외에서 동종 및 이종 부스터샷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접종 연령 확대를 위해 청소년 및 소아 대상 임상도 계획 중이다.
 
이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 개발 기술을 활용해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주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에 대한 확장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과는 사비코바이러스를 표적하는 백신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사베코바이러스에는 코로나19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 등과 관련 변이주가 포함된다.
 
이 밖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 기관과 협력해 코 안에 항바이러스 단백질을 분사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감염병을 일시 차단하는 스프레이 제품도 개발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이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의 주인공이 됐다"며 "이로써 대한민국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보유한 나라로서 엔데믹 시대를 준비하고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할 국가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올 상반기만 놓고 보면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간 희비는 갈렸으나 업계 차원에선 긍정적인 요소도 다수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국가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지정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앞서 WHO는 지난 2월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한 바 있다. 이로써 한국은 중저소득 국가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중심 기관으로 거듭나게 됐다.
 
WHO가 전 세계 유일한 허브 국가로 한국 지정한 배경으로는 △국내기업의 백신·바이오 생산능력 △교육시설 인프라 △한국 정부의 적극적 의지 등이 꼽힌다. 실제로 한국 바이오 기업은 연간 60만ℓ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갖춰 전 세계 2위로 평가된다.
 
이후 정부는 WHO와 영상 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준비 과정을 거쳐 중저소득 국가 백신·바이오 생산인력 370명과 국내 인력 140명 등 총 510명에게 3가지 교육 과정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 이강호 보건복지부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 단장은 지난 5월12일 "전 세계 백신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백신·바이오의약품의 국제적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지정 의미를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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