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사에게 정해진 자리 없다… ‘직’ 아닌 ‘업’ 추구해야”

“대검, 상급기관 아냐… 일선 청 지원해야”

입력 : 2022-07-04 오후 1:17:47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검찰 정기 인사로 보임된 차장·부장검사들에게 “참된 주인(수처작주·隨處作主)이 되어 각자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할 소명만이 있다”고 당부했다.
 
이 차장은 4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올 하반기 전입인사에서 “공직자인 검사에게는 정해진 자기 자리가 없고, 보임된 자리에서 임기 동안 잠시 머무르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전출식에는 전입 인사 대상자 241명 중 수도권 기관장·대검 전입 검사 51명만 참여했다.
 
그는 “‘직’(자리 職)만 바라보고 ‘일’을 하게 되면 자신과 검찰, 그리고 국가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며 “‘업’(일 業)을 추구하여 자연스레 ‘직’이 따라오도록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공직자인 검사는 직업인으로서의 ‘일’이 곧바로 공익과 일치하는 영예로운 ‘자리’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과 초심으로 돌아가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모든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전입 검사들에게는 “대검이 상급기관이라는 생각을 깨끗이 지우고, 일선 청의 검찰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은 스타 플레이어로 구성돼 있지만, 유니폼에 선수의 이름을 새기지 않는 ‘NNOB(No Name On Back)’ 정책을 고수한다”며 “선수 개개인이 아니라 팀이 우선이라는 팀퍼스트(Team-First) 정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라고 비유했다.
 
또한 “춘추전국 시대 진(晉)나라 조양자(趙襄子)는 지백(智伯)의 수공을 받아 진양성(晉陽城)에 고립됐는데, 성 안 아궁이가 모두 물에 잠겨 개구리가 알을 낳아 백성들은 불을 때지 못하고 밥을 짓지 못하는 ‘침조산와(沈?産蛙)’의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그럼에도 진양성 백성들은 평소 ‘보장책(保障策)’으로 민생을 따뜻하게 보살펴준 조양자를 도우며 어려운 시간을 함께 견뎌냈고, 결국 평화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법현실에 맞는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다시 일선과 공유해 현장에서 집행되도록 함으로써 그 피드백까지 받아 개선하는 방식으로 일 해달라는 주문이다.
 
이 차장은 “국민의 생명, 안전, 재산 등 기본권을 보호하는 책무가 검찰의 존재 이유라는 점을 가슴에 새기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우리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겸손한 자세로 검찰의 소명을 다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입 검사 인사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검찰청)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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