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불법 자문’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구속심사 출석

“혐의 인정하냐” 질문에도…침묵한 채 법정으로
롯데 '형제의 난' 때 신동주 불법 법률자문 계약

입력 : 2022-07-14 오후 4:08:0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롯데그룹 ‘형제의 난’ 당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에게 불법 자문을 한 혐의를 받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민 전 행장은 이날 오후 15시40분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신동주 회장에 불법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198억원을 받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어떤 점을 집중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침묵을 지킨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사모펀드 운용사 나무코프 회장을 맡고 있는 민 전 행장은 지난 2015년~2017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때, 변호사 자격이 없으면서도 법률 사무를 제공하고 198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민 전 행장은 신동주 회장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그룹에 관련된 형사·행정사건의 계획을 수립하고, 변호사 선정과 각종 소송업무를 총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증거자료 수집, 의견서 제출, 대리인·참고인 진술 기획 등의 법률사무를 봐준 것으로 드러났다.
 
민 전 행장과 신 회장은 ‘프로젝트 L’이라는 자문 계약을 맺어 호텔롯데의 상장을 방해하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취득 방해, 경영비리 검찰 수사 유도 등을 꾀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경영권은 결국 신동빈 회장이 가져갔다. 
 
신동주 회장 측은 지난 2017년 계약을 조기해지했고, 민 전 행장은 남은 계약 14개월치 자문료에 해당하는 108억원 가량을 받겠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재판 과정에서 민 전 행장은 프로젝트 L의 주요 내용을 폭로했고, 롯데그룹 노동조합은 민 전 행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민 전 행장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14일 밤이나 15일 새벽에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12월 ‘신동빈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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