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카드 제조사 수두룩 '짬짜미'…코나아이·유비벨록스 등 6곳 141억 처벌

공정위, 코나아이·바이오스마트 등 6곳에 과징금 부과
"4개사 모두 낙찰자로 선정하라"…독점사들 카드사 압박
"현 입찰제도 개선, 올 하반기부터 시행"

입력 : 2022-07-14 오후 5:32:24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국내 신용카드사가 실시한 카드 공급업체 선정 입찰에 담합한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등 6개 카드 제조사업자들이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신용카드사가 실시한 카드 공급업체 선정 입찰에 짬짜미 한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바이오스마트, 옴니시스템, 아이씨케이, 코나엠 등 6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40억7100만원을 부과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들 업체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총 20건의 입찰에 참가하면서 낙찰예정자, 투찰 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이들이 담합한 입찰 건의 총 계약금액은 2424억원에 달한다. 
 
다만 2015년부터는 계열사간 중복 입찰이 어려워지면서 코나아이의 계열사인 코나엠과 바이오스마트의 계열사인 옴니시스템을 제외한 4개 회사만 입찰에 참가했다.
 
이들이 합의한 품목은 카드의 '카드 플레이트'와 'IC칩'이 결합된 'IC카드'다. 카드 플레이트와 IC칩을 공급하려면 각각 비자(VISA), 마스터(Master) 등 국제카드사와 금융결제원의 인증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카드 플레이트에 대한 제조시설을 갖추고 제조인증을 받은 업체는 해당 6곳이 전부다. 이들 업체는 플레이트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IC칩 공급도 가능하다.
 
2011년부터 산발적으로 입찰담합을 해오던 이들은 국내 신용카드사를 압박했다. 2015년 1월 경 국민카드 입찰을 앞두고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바이오스마트, 아이씨케이 등 4개 회사는 광화문역 인근 카페 등에서 모임을 갖고 국내 신용카드사에게 향후 입찰과 관련해 요구할 사항을 합의했다. 
 
해당 내용을 보면 △개별 입찰에서 4개사를 모두 낙찰자로 선정할 것 △IC칩과 플레이트를 분리해 각각 입찰을 실시하지 않고 두 품목을 묶어서 1개 입찰로 실시하되 입찰참가자격을 '국내에 플레이트 제조시설을 갖춘 업체'(통합입찰)로 제한할 것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신용카드사가 실시한 카드 공급업체 선정 입찰에 짬짜미 한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바이오스마트, 옴니시스템, 아이씨케이, 코나엠 등 6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40억7100만원을 부과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국내 신용카드사가 발주한 IC카드와 사업자별 과징금 부과 내역. (출처=공정거래위원회)
 
4개 사는 이러한 합의 사항을 신용카드사가 거부하면 해당 입찰 참가를 거부하기로 했다. 요구사항이 관철되면 국내에 카드 플레이트 제조시설을 갖춘 4개사만 입찰참여가 가능하고 4개사 모두 낙찰자로 선정된다. 
 
실제 2015년 1월 국민카드는 IC칩과 플레이트를 분리해 입찰을 실시했다. 4개 업체는 합의한 대로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고 2번의 유찰 끝에 국민카드가 손을 들었다. 통합입찰 방식으로 변경해 3차 입찰을 실시했고 이들 4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모두 낙찰받았다.
 
이들을 모두를 낙찰자로 선정하되, 투찰가격 순위에 따라 물량비중을 달리하는 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1, 2차 입찰에서 IC칩 품목에 대해 입찰 참여를 했던 솔라시아, 코아게이트, 성우앤아이티 등은 3차 입찰에서 배제됐다.
 
신용카드사들이 4개사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2015년 이후부터 해당 4개사가 신용카드 공급 입찰시장을 독점했다. 코아게이트 등 IC칩을 만드는 회사는 국내 플레이트 제조설비가 없어 입찰 참여뿐만 아닌 사업도 어려워졌다.
 
정신기 공정위 민수입찰담합조사 팀장은 "IC칩 공급사가 관련 입찰시장에서 배제되고 담합한 플레이트 제조사들이 입찰시장을 독점화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난 3월 국민카드 등 국내 8개 신용카드사와 함께 입찰방식, 입찰참가자격 등에 관해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8개 신용카드사는 이 사건 담합으로 인해 경쟁이 제한된 현 입찰제도를 개선해 올 하반기 입찰부터 개선된 입찰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신용카드사가 실시한 카드 공급업체 선정 입찰에 짬짜미 한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바이오스마트, 옴니시스템, 아이씨케이, 코나엠 등 6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40억7100만원을 부과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신용카드 결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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