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세제개편)'부자감세'로 5년간 세금 13조 못걷어…보수 추계 지적도

윤 정부 첫 세제개편, '세수 효과 13조1000억'
대기업 법인세만 4조1000억…'전체 3분의 1'
올해 국가채무 1000억원 돌파했는데 법인세 깎기
"세수추계 예측 보수적일 것…중기 실질 효과 의문"

입력 : 2022-07-21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향후 5년간 기업과 가계주체 등을 대상으로 깎아주는 세금이 13조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담이 줄면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 재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윤 정부의 논리지만, 1000조원이 넘는 나랏빚 등 재정건전성과의 딜레마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의 추계 수세도 맞추지 못하는 정부가 재정적자의 비판을 우려해 보수적으로 추계한 것 아냐는 핀잔도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을 보면, 올해 세제개편으로 감소하는 세수는 13조1000억원으로 추계됐다. 당장 내년부터 줄어드는 세수만 전년비 6조4000억원 감소로 전망된다. 2024년에는 7조3000억원 더 감소해 가장 큰 세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와 관련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감소 규모는 총 국세 수입의 3% 수준이며, 이는 통상적인 국세 증가 규모인 5% 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 증가의 속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빠르다는 논리에서다.
 
기재부 측 설명을 보면,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4.3%에 비해 낮은 20.0%다. 하지만 2015년에서 2020년의 증가율을 비교하면 OECD는 24.1%에서 24.3%로 0.2%포인트 증가에 그친 것이 배경이다. 한국은 그보다 낮은 17.4% 증가율에서  20.0%로 오른 경우다.
 
국세수입이 100조원으로 증가하기까지 약 10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2020년에서 2022년에는 자산이 늘고 수출 호조를 경험하면서 285조5000억원에서 396조6000억원으로 2년만에 100조원이 늘었다.
 
정부의 이번 세제 개편을 놓고 재정적자폭과 재정의 중요도가 올라가는 엄중한 시기에 대규모 감세가 적절한 조치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크다.
 
지출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관리수지 적자는 2017년 -18조5000억원에서 2019년 -54조40000억원, 2020년 -112조원, 2021년 -90조6000억원, 올해 2차 추경 기준 -110조8000억원에 달한다. 
 
국가채무는 2017년 660조2000억원에서 올해 2차 추경 기준 1068조8000억원으로 1000조를 돌파한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정부가 깎아주는 세금의 절반 이상이 법인세라는 점이다. 
 
법인세는 향후 5년간 총 6조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체 세감소분(13조1000억원) 52% 수준이다. 2023년 6000억원, 2024년 6조4000억원 감소한 뒤 2025년 3000억원 증가하고 다시 2026년에는 1000억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법인세 감면분 중 4조1000억원은 연매출 3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에 대한 세금이다.
 
앞서 기재부는 '초과세수 논란'의 대상이었다. 올해 세입전망을 보면 396조6000억원으로 본예산(343조4000억원) 대비 53조3000억원 늘면서 오차율은 15.5%에 달했다. 
 
지난 5월까지 법인세(60조9000억원)가 23조원 더 들어오면서 기재부의 과소추계로 재정 쿠데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 교수는 "너무 과도하게 세금을 깎아줘서 재정적자 우려가 커진다는 등의 비판 때문에 기재부에서 보수적으로 추계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주된 혜택이 가업상속 공제인데 사후관리를 7년, 10년씩 받아야 하는 가업상속 공제를 중소·중견기업이 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올해 세제개편으로 감소하는 세수는 13조1000억원으로 추계됐다. 사진은 대기업 본사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