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발표 '초읽기'…예상 벗어나면 '빅 스텝'·추석 물가도 '비상'

2일 통계청 7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우크라이나 사태 여전·농산물 가격 상승…6%대 고물가 지속 전망
이창용 "물가 상승률 전망치 벗어나면 빅 스텝 고려"
하방 요인 물가 반영까지 시차 걸릴 듯

입력 : 2022-08-01 오후 5:17:00
[뉴스토마토 김충범·김현주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원자재 공급망 차질 여파로 국내 공산품 가격, 농림수산품, 서비스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등 소비자물가가 6%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화 당국은 물가 상승세가 예상과 달리 움직일 경우 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 높이는 '빅 스텝' 단행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리면서 생계비 경감을 골자로 한 정부의 추석 민생 대책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오는 2일 통계청은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앞서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년 100 기준)로 전년 대비 6% 상승한 바 있다. 이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1월 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업계는 7월 소비자물가가 6%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책이 여전히 보이지 않고, 국제유가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염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도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9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7월 소비자물가는 장마·폭염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에 이어 6%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를 살펴봐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4.7%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먹거리 등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 컸다.
 
물가가 예상보다 급등할 경우 한국은행으로서는 빅 스텝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사상 최초로 빅 스텝을 단행한 한은은 올해 연말까지 빅 스텝보단 0.25%포인트씩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에 따라 단언하기 어렵다는 게 이창용 총재의 설명이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 번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때 예측한 대로 해외 요인이 큰 변동이 없을 경우 물가가 앞으로 2~3개월 간 6%를 넘어선 후 조금씩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물가 기조가 예상대로 진행한다면 추가 빅 스텝을 단행하지 않고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물가 피크아웃(정점) 시점은 10월로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같은 시기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한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위원의 질문에 "우리가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벗어나게 될 경우"라는 전제를 달며 빅 스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 요인에서 추가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오는 9~10월경이 물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년보다 이른 추석에 대비해 이달 중 민생 안정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밥상 물가 안정과 필수 생계비 경감 등의 내용을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역시 7월 소비자물가가 6%대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무게를 뒀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둘 다 있었지만, 6%대의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달러 환율의 고점 대비 소폭 하락 등은 물가가 6%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하방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수입물가에 해당하는 공급 사이드 측면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따라서 6월까지 올라간 물가는 7~8월에 소비자물가로 반영돼 나타난다. 하방 요인은 (발현되기 보다는) 어느 정도 상쇄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1일 정부에 따르면 오는 2일 통계청은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김현주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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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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