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 미래 열쇠 ‘친환경·신소재’ 개발에 총력

효성, 세계 최초 옥수수 추출 스판덱스 상용화
코오롱, 고탄성에 부식없는 아토메탈 산업전반 적용

입력 : 2022-08-11 오후 3:14:43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효성과 코오롱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친환경·신소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방산업에 요구되는 친환경 소재를 만들거나 산업 현장과 생활 전반에 쓸 수 있는 신소재로 잠재력을 키우는 식이다.
 
폐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해 옷과 신발, 가방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친환경 섬유 리젠. (사진=효성티앤씨)
 
1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298020)는 세계 최초로 석탄 대신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한 바이오 스판덱스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를 상용화하고 친환경 인증도 받아냈다. 옥수수로 스판덱스를 뽑아내면 기존 제품보다 물은 39% 덜 쓰고 이산화탄소 배출은 23% 줄일 수 있다. 스포츠·애슬레저웨어(일상복으로 입는 운동복), 란제리 등 기존 스판덱스 활동 분야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관련 시장은 커지고 있다. 스판덱스는 의류에 평균 5~20%, 속옷에 40%까지 혼용된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가 의유산업에서 발생한다.  시장조사 업체 데이터 브릿지에 따르면 바이오 섬유 시장 규모는 2029년까지 매년 평균 5.5% 성장할 전망이다.
 
친환경 섬유의 또 다른 축은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섬유 ‘리젠’이다. 리젠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근무복과 안전조끼, 롯데리아와 크리스피크림 유니폼에 쓰이고 있다. 유니폼 한 벌에 페트병 20개 분량의 리젠이 들어간다. 효성티앤씨가 무인양품, 엘에이알과 협업해 지난달 출시한 ‘리젠 스니커즈’는 한 켤레에 500㎖ 페트병 7개 분량 리젠이 들어간다. 리젠은 친환경 보냉가방에도 쓰인다.
 
수소 산업 역량도 키우고 있다. 효성그룹은 1조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전북 전주에 연산 2만4000톤(t) 규모 탄소섬유 공장을 짓는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용 연료탱크의 필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효성은 생분해 섬유도 계속 연구개발해 업계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 연구개발비는 증가 추세다. 2020년 148억8200만원에서 지난해 180억5700만원으로 늘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39억3100만원에서 올해 50억4100만원으로 올랐다.
 
비정질합금 아토메탈을 분말 형태로 공 안쪽에 뿌려 탄성을 높인 골프공 아토맥스. (사진=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고탄성에 부식 없는 신소재 아토메탈을 스마트폰과 자동차, 비행기, 발전소 등 산업 전반에 활용하기 위해 연구개발하고 있다. 아토메탈은 금속의 원자구조를 불규칙하게 만들어 탄성과 경도·내부식·내마모·연자성 등을 개선한 ‘비정질합금’이라 쓰임새가 다양하다. 이 때문에 효자 상품 PET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처럼 높은 기여가 기대된다.
 
아토메탈은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아라미드 생산라인 핵심 부품인 '초경(텅스텐 카바이드)'에 코팅돼 있다. 아토메탈 코팅 이후 초경 교체 주기가 기존 12개월에서 18개월로 늘어났다. 코오롱은 아토메탈이 텅스텐과 세라믹 등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소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첫 상용품인 골프공 아토맥스는 타사 제품보다 13~18미터 더 날아가 세계 최장 비거리 인증을 받았다. 현재 코오롱은 아토메탈을 적용한 골프채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월 아토맥스 시연 때도 아토메탈로 만든 골프채가 쓰였다. 다만 아토맥스 다음으로 출시할 제품이 골프채인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아토맥스는 이달부터 미국에서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코오롱은 미국 시장 진출 이후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아토맥스를 판매할 예정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분말 형태 아토메탈을 한국 김포에서 만들고 이를 골프공 안에 균일하게 뿌리는 작업은 일본에서 한다”며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은 친환경, 비정질합금 외에 전기차, 수소차 등 자동차 관련 소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토메탈을 개발한 미래기술원은 현재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재 R&D 가속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향후 5년 투자액 4조원에서 첨단 신소재 사업 분야가 1조7000억원을 차지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연구개발비용은 2020년 약 1010억2000만원에서 지난해 약 1023억4000만원으로 늘었다. 1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약 224억6000만원에서 올해 약 249억9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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