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경제 헌신할 기회" vs "경제 범죄 무더기 면죄부"

이재용·신동빈 등 광복절 사면·복권 결정에 각계 반응 갈려

입력 : 2022-08-12 오후 5:16:03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경제인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된 것에 대해 경영계와 시민사회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2일 "경영계는 글로벌 경제 복합 위기와 주요국들의 패권 경쟁 격화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경영일선에 복귀해 국민 경제에 헌신할 기회를 준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면이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기업 투자 활성화란 기업인 사면 본래의 취지뿐만 아니라 범국가적 과제인 국민 통합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경영계는 적극적인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경제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쓰겠다"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등 국익에 기여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더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사면 발표에 대해 "이번 사면이 우리 경제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인 만큼 경제계는 사업보국의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아울러 경제계는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이번에 사면된 분들이 경제 위기를 타개하고, 국가의 미래 번영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인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 줄 것으로 본다"며 "경제계는 기업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더 받을 수 있도록 윤리적 가치를 높이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논평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고조되는 미·중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현상까지 맞물려 무역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특별사면은 기업인의 역량을 결집해 침체 기로에 놓인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필요했던 시의적절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8·15 특별사면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대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이재용 부회장 등 사면 결정 규탄한다'란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경제 살리기'란 미명하에 재벌 총수의 경제 범죄에 대한 특혜가 또다시 자행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2016년 국정 농단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관련 수사를 이끌었으나, 이번 사면으로 자신의 검사 시절 결정을 뒤집고 재벌의 편에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횡령·배임, 조세포탈 등 중대 경제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들에게도 무더기 면죄부를 줬다"며 "대우조선해양(042660)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서 '법과 원칙', '법치주의 확립'을 내세우더니 재벌 총수들에겐 무딘 잣대를 들이대는 윤석열정부의 선택적 공정과 심각한 현실 인식을 규탄한다"고 직격했다.
 
또 "고물가·고금리·고유가 등으로 민생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양극화·불평등 현상을 바로잡을 책임이 있는데도 윤석열정부는 부자 감세와 각종 규제 완화, 노동 탄압 등 재벌 대기업 맞춤 정책만을 내놓고 있어 개탄스럽다"며 "이러한 와중에 취임 100일도 채 지나지 않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재벌 총수의 범죄를 사면해 주는 윤석열정부의 행태는 결국 부자들만 살기 좋은 나라를 지향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약탈경제반대행동은 논평에서 "국정 농단 사건 범죄자, 경제 범죄 상습범에 대한 사면·복권은 공정과 상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현 정권이 진심으로 해당 기업과 국가 경제를 걱정한다면 이자들을 영원히 기업 경영에서 손을 떼게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고 옳은 길"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밝힌 사면 복권 이유는 민생 경제 회복과 경제 위기 극복이지만, 경제 범죄 상습범을 사면한다고 그런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몰상식"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이날 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오는 15일자로 최근 형 집행을 종료한 이재용 부회장을 복권하고, 집행유예 기간 중인 신동빈 회장을 특별사면·복권한다고 발표했다. 장세주 동국제강(001230) 회장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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