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하나도 용서치 않았다…'반도체 혁신의 산지' 삼성전자 평택공장

P1 규모 '어마어마해'…7월부터 3라인에도 웨이퍼 투입
반도체 강국 전초기지 역할 '톡톡'…4라인도 착공 준비 착수

입력 : 2022-09-07 오후 5:00:0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Tangible Future.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삼성 반도체"
 
삼성전자(005930) 평택캠퍼스 전시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다. 7일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찾았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15분 정도 달리자 거대한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 외벽에는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색상과 그래픽이 조화를 이룬 거대한 한폭의 그림과 같았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2015년부터 조성된 평택캠퍼스는 289만㎡(약 87만평)의 부지를 가진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전초 기지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용인, 화성, 평택과 충청도 아산을 잇는 최첨단 실리콘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평택캠퍼스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생산시설(파운드리)을 모두 갖추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로 불린다.
 
이날 평택캠퍼스 투어는 전시관 방문과 P1 공장 시창투어, 기자간담회로 이뤄졌다. 투어에 앞서 스마트폰 카메라 촬영을 방지하기 위한 스티커 작업이 철저히 이뤄졌다. 이는 기술 외부 유출 등을 막기 위함이다. 먼저 방문한 P1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찾았던 공장이다. 현장에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시창을 통해 본 P1 클린룸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제조 설비들로 가득했다.
 
보안 유지를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를 스티커로 가린 모습. (사진=조재훈 기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곳의 길이는 520m로 롯데월드타워를 눕힌 것과 맞먹는다”며 “창문으로 보이는 경계를 넘어서도 더 많은 공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에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은 점이 못내 아쉬웠다.
 
천장에는 OHT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OHT는 웨이퍼를 담는 도구로 AI 기능이 있는 로봇이다. 로봇이 웨이퍼를 나르면서 서로 부딪치지 않게한다. 
 
바닥에는 구멍이 촘촘하게 있었는데 미세먼지를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눈을 한번 깜빡일때마다 먼지가 2만5000개 이상 발생한다. 수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양압시설로 철저하게 먼지 유입을 대비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들이 웨이퍼에 앉게 되면 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된다"며 "초청정구역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 라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20년 말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간 평택 3라인에 지난 7월부터 낸드플래시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웨이퍼 투입을 시작했다. 이번 평택 3라인 낸드플래시 양산을 통해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시장 수요에 맞춰 평택 3라인에 EUV 공정 기반의 D램과 5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등 다양한 첨단 생산시설을 확대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3라인 가동뿐만 아니라 미래 반도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4라인 착공을 위한 준비작업도 착수했다.
 
평택 4라인의 구체적인 착공시기와 적용 제품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삼성전자는 향후 반도체 시장의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평택캠퍼스는 총 면적이 87만평에 이르는 대형 단지로 기흥캠퍼스(44만평)와 화성캠퍼스(48만평)의 면적을 합친 수준이다. 현재 가동중인 3개 라인 외에 추가로 3개의 대형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올 수 있어, 대한민국이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는데 핵심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부. (사진=삼성전자)
 
이어 찾은 전시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역사와 제품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1991년 16M DRAM 개발, 92년 64M DRAM 개발, 94년 256M DRAM 개발 등 세계 최초 수식어를 매번 갈아치우며 전세계 메모리 시장 1위에 우뚝 서게됐다는 발표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간담회에서는 칩4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는 "칩4동맹을 할 때 예를 들면 중국에 먼저 이해를 구하고 미국과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며 "미국과 협조적인 관계를 통해 우리도 발전하고 미국 국가 이익에도 기여할 수 있는 그런 공통 분모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이익, 한국 이익, 삼성 이익 더 넓게는 이런 활동을 통해 전세계 서플라이체인에 이익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직원들에게 하는 당부도 이어졌다. 경계현 대표는 "우리 직원들이 행복했으면 좋곘다"며 "행복하다는 게 뭔가 하면 언제 제일 행복했냐고 반문해보면 제가 스스로 일을 하고 스스로 일이 좋은 결과를 만들떄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았을 떄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제가 추구하는 DS문화는 누구든지 자신의 일을 선택해서 자기 결정권으로 일할 수 있게 해야 '도전' 할 수 있고 도전이 많아지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기 결정권으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경 대표는 "평택캠퍼스는 업계 최선단의 14나노 D램과 초고용량 V낸드, 5나노 이하의 첨단 시스템반도체가 모두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단지로 성장하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은 물론 친환경 사업장 구축, 지역사회, 협력사 등과 다양한 상생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현재 평택캠퍼스에는 임직원 1만여명, 협력사와 건설사 직원 6만여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시와 안성시의 지역 상생 협력사 83개사와 상생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협력사의 환경안전 역량 향상을 위해 1700평 규모의 '평택 협력사 환경안전 아카데미'를 지난달 오픈하고 협력사 직원들이 VR 등 최신 장비를 활용해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상황 등에 대해 현실감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는 국내 최대의 협력사 환경안전 전문 교육시설로 기흥·화성 캠퍼스 환경안전 아카데미보다도 3배 큰 규모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또 국내 반도체 사업장 최초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리사이클 방진복을 평택캠퍼스에 도입하는 등 반도체 업계 ESG 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02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 등극 이후, 20년동안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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