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건설사 '독식' 차단…국토부, LH공공택지 '벌떼 입찰' 막는다

최근 3년간 LH 111개 공공택지서 '페이퍼컴퍼니' 의심정황 확인
10월부터 '1사 1필지 제도' 시행…규제지역 300세대 이상 택지 대상
불법 적발 시 택지공급 계약 해제·3년간 택지공급 제한

입력 : 2022-09-26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페이퍼컴퍼니(위장회사)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이른바 '벌떼 입찰'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모기업과 계열사의 개수를 1필지에 1개사로 제한하는 '1사 1필지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또 불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택지공급 계약을 즉시 해제하고 향후 3년간 택지공급도 제한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6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벌떼입찰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벌떼입찰이란 건설사가 공공택지 낙찰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페이퍼컴퍼니와 같은 위장 계열사를 동원해 편법입찰하는 행위를 말한다.
 
최근 3년간 LH로부터 공공택지를 추첨 공급받은 총 101개사 133필지를 대상으로 추첨 참가자격 미달 여부, 택지 관련 업무의 직접수행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 결과, 직접 현장점검을 완료한 10개사 및 서류조사만 실시한 71개사 등 총 81개사 111개 필지에서 페이퍼컴퍼니 의심 정황이 확인됐다.
 
이 중 10개사에 대한 불시 현장점검에서는 택지 관련 업무를 소속 직원이 아닌 모기업이나 타 계열사 직원이 수행하거나 소속 직원 급여를 모기업에서 지급하는 등 택지 확보를 위해 형식적으로 계열사를 설립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그간 국토부는 계열사 간 택지 전매금지, 경쟁방식 확대 등 택지공급 방식 개선 등 관련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해 왔지만 업계 관행은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때라 다음달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 가능한 모기업과 계열사의 개수를 1필지에 1개사로 제한하는 1사 1필지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해당 제도는 공공택지 경쟁률이 과열되는 규제지역(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의 300세대 이상의 택지에 대해 3년간 우선 시행하고 성과점검 후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다. 해당년도 공시 현황과 외부감사법에 따른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 등 특수관계자에 해당하는 경우로 최근 1년간 감사보고서를 확인한다.
 
점검체계와 제재도 강화한다. LH 등 공공택지 공급자는 당첨업체 선정 즉시 지자체에 해당 업체의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을 점검 요청하고 지자체는 30일 이내에 점검 결과를 택지공급자에게 통보하는 등 사전 확인 절차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주택법을 개정해 현재는 주택건설사업자 등록증 대여자만 제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차용자, 알선자, 공모자도 모두 제재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무수행기준도 명확히 했다. 택지 당첨 업체가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경우 택지공급 계약을 해제하고 향후 3년간 택지공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택지 관련 업무 수행 과정에서 모기업의 부당한 지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또 택지공급 계약 등 관련 업무를 위임할 수 있는 대리인의 범위는 2년 이상 재직한 소속 직원으로 제한하고 위임장과 근로계약서 등 증빙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택지공급 절차도 개선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공동주택 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조치를 통해 앞으로는 일부 특정 건설사들이 계열사를 대거 동원해 편법적으로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사례는 없을 것"이라며 "3기 신도시 등 향후 대규모 공공택지에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력있는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설사 브랜드들이 다양해지고 보다 특색있는 아파트 공급이 가능해져 소비자 만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가 공공택지 '벌떼 입찰'을 차단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1사 1필지 제도'를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신도시로 조성되는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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